“너희 나라로 돌아가” 뉴욕서 동양인에 후추 스프레이 난사
손지민 기자
수정 2022-06-15 17:26
입력 2022-06-15 17:26
“나를 괴롭히냐”며 동양인에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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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게티/AF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그래픽 디자이너 니콜 청(24)은 지난 11일 오후 6시쯤 일행 3명과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거리에서 화려한 옷차림의 한 여성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함께 후추 스프레이 공격을 받았다.
당시 청은 일행이 가방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 길 모퉁이에 잠시 서 찾고 있었다. 이 때 이 여성이 갑자기 다가와 “나를 괴롭히려는 것이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청 일행은 “당신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길을 보고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이 여성은 재차 “날 괴롭히려고 하는 걸 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청 일행 중 한 명은 “미안하다. 당신의 영역을 침범했다면 우리가 떠나겠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되레 청 일행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날 괴롭히는 거냐.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청 일행 중 한 명이 휴대전화로 상황을 녹화하자 이 여성은 휴대전화를 툭툭 치며 위협하고, 구경하는 사람들을 향해 “너희 나라로 저 X들을 데려가”라고 외쳤다.
이후 그는 청 일행의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났다.
청은 “물로 눈을 씻어내 봤지만, 30여분 간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면서 “통증이 여전해 병원 치료도 받을 계획”이라고 뉴욕포스트에 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청은 “이곳은 내 집”이라며 “스프레이를 맞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부 미국인이) 동양인에 대한 증오를 분출하고 있다”며 “이제는 도심에서도 혼자서는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욕경찰 증오 범죄 전담반은 5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뒤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경찰 통계에 따르면 뉴욕 내 혐오 범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전년 대비 3.4배 증가했다. 지난해 동양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는 전체의 25%를 차지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손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