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뒈져” 입양 아동에 한겨울 찬물 목욕…원룸에 카메라 감시 [이슈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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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수정 2022-01-27 23:46
입력 2022-01-27 22:52
검찰, 아동 학대 혐의로 양부모 불구속 기소
초등생 3학년 끝나자마자 가족과 따로책상·TV도 없는 원룸에 아이 홀로 생활
난방 없이 이불 단 한 장, 절반 접어 자
A군 “마음이 아파요. 얼어죽기 싫어요”
양엄마 “아이 보호차 원룸에 카메라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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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아동, 스스로 경찰서가 학대 토로
“담벼락에 머리 찧어라” 상습 폭언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20년 12월 초등학교 4학년이던 A군은 경남에 있는 한 경찰서 지구대를 스스로 찾아가 양부모로부터 받았던 학대를 털어놨다.
경찰과 검찰, 상담기관은 A군이 상당 기간 양부모로부터 정서적·신체적 학대와 방임을 받아왔다고 판단했다.
태어나자마자 경남의 한 가정에서 입양된 A군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된 2020년부터는 가족들이 사는 집에서 얼마 떨어진 원룸에서 혼자 생활했다.
A군 엄마는 TV나 책상 등이 없는 원룸에 양방향 카메라를 설치하고 A군을 감시했다.
찬물에 A군을 목욕시키던 양아빠는 “군인은 겨울에도 얼음물에 들어간다”며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강제 목욕을 멈추지 않았다.
A군은 또 반찬도 없이 볶음밥만 먹어야 했으며 양엄마로부터 “나가서 뒈져라” “담벼락에 머리를 찧으라” “더이상 (집에) 들어오지 마라” 등 폭언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카메라 앞에서 밥을 먹어야 했던 A군은 자신이 먹는 밥을 ‘개밥’이라고 했다.
양부모 “아이가 거짓말” 혐의 부인A군은 “얼어 죽기 싫다”면서 “따뜻한 세상에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2020년 11월 “너무 힘들어요. 너무 우울해요. 엄마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라면서 “저를 달라질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글을 직접 쓰기도 했다.
창원지검은 지난해 아동학대 혐의로 A군 양부모를 불구속기소 했다.
수사기관이 학대를 인지한 후부터 양부모와 분리된 A군은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다.
A군 양엄마는 아이를 보호하려고 원룸에서 키우고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양아 정인이 죽음 이후로도 여전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방임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아동학대를 했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입양아 정인양의 처참한 죽음 이후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뜨거웠지만 현실은 여전히 아이들이 부모들의 학대에서 신음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26일 국회를 통과한 일명 ‘정인이법’으로 불리는 아동학대살해죄는 아동학대범죄처벌 특례법 개정안에 신설된 조항으로, 아동을 학대하고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심 재판부는 양부에게 징역 5년, 양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으며 두 사람은 모두 상고했다.
강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