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 아닌 가족장 유력… 국립묘지 안장도 안 돼

강국진 기자
수정 2021-11-23 18:10
입력 2021-11-23 18:10
전직 대통령 예우 논란 속 장례는
이승만·윤보선 전 대통령 이어 세 번째유족 “생전에 국립묘지 안 가겠다고 해”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으로 장례절차를 어떻게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달 전 국가장으로 치른 노태우 전 대통령과 달리 이번에는 가족장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씨 장례절차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의정관실이 23일 내놓은 공식입장은 “장례절차 등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국가장으로 결정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국가장은 물론 조문도 반대하고 있는 데다가 전씨가 만든 민주정의당(민정당) 후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조차 논란 끝에 조문하지 않기로 결정할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하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지난달 28일 출연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현행 국가장법에 따르면 국가장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결정을 거쳐야 하며, 전·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에게만 해당된다. 다만 국가장 대상자와 관련해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국가장으로 치르면 국고를 들여 빈소 설치·운영과 운구는 물론 영결식, 안장식까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공훈’과 ‘추앙’ 모두 논란의 대상이라는 걸 감안하면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국가장 여부와 무관하게 전씨가 국립묘지에 안장될 가능성도 전혀 없다. 국립묘지법은 형법상 내란죄 등 혐의로 퇴임 후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국립묘지 안장자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전씨 가족들도 국가장과 국립묘지 안장에 큰 미련을 두지 않는 모양새다.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 조카인 이용택 전 국회의원은 “(고인이) 생전에 국립묘지에는 안 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옛날에 나한테도 고향 선영으로 가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오늘은 (유족 측에서) 고향에도 안 가고 화장을 해서 휴전선 가까운 쪽에 안장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전씨 역시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 3권에서 ‘북녘땅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그냥 백골로 남아 있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전씨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게 되면 이승만·윤보선 전 대통령에 이은 세 번째 사례가 된다. 이 전 대통령은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사망한 뒤 야당 반발로 정부가 국장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하자 유족들이 이를 거부하고 가족장으로 치렀다. 윤 전 대통령은 1990년 유족의 뜻에 따라 평소 다니던 교회에서 가족장으로 치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1-11-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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