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울린 사진…공항 바구니 안에서 울고 있는 7개월 아기

김채현 기자
수정 2021-08-18 23:24
입력 2021-08-18 23:24
18일 아프간 현지 매체 아스바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카불 공항에서 포착된 아기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 아기는 파란색 바구니 안에서 울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아기는 수많은 인파가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으로 몰리는 도중 부모와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바카는 “혼란스러운 카불 공항에서 카불 PD-5에 거주하는 한 커플이 7개월 된 아기를 잃어버렸다”며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리고 아기를 찾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다행히도 이 아기는 당국의 도움을 받아 부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 대사에 따르면 탈레반 공격 즈음 카불 현지에서는 이미 함락은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컸다.
당초 함락 시기는 9월1일 이후로 관측됐는데, 상황 급변으로 사전 대비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한다.
최 대사는 “8월 둘째 주에 긴급 우방국 회의가 소집됐는데, 상황이 심각하다는 논의가 있었고 8월30일 이전이라도 철수 준비를 해야 하겠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며 “마지막 남은 교민께도 조속한 철수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관 자체적으로는 이슬람 축일 중 하나인 8월19일을 가장 근접한 예상 날짜로 보고 미리 대피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쭉 준비하던 상황에 그런 일들이 생겨 신속히 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불 현지에서는 대사들이 참여하는 회의가 매주 2회 열렸다고 한다.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상황을 평가하면서 대응 방안 모색 등이 이뤄지는 자리였다는 설명이다.
급변 상황은 외교부 본부와의 화상회의 중 인지됐다. 먼저 대사관 경비업체로부터 “탈레반 부대가 20분 정도 떨어진 장소까지 진입해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최 대사는 “탈레반이 카불 시내까지 쳐들어 왔으면 정부군이 방어 작전을 할 것이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추가 지시를 했다. 그런데 우방국 대사관에서 소개 작전을 하라는 연락이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소개, 철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바로 장관께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철수를 시작했다”며 “매뉴얼에 따라 중요 문서, 보안자재를 파기하고 철수를 위해 이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사무실 등은 도어락으로 잠금 장치를 걸었다. 분쟁 지역 대사관이어서 공관 직원들은 언제나 퇴각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고, 필요한 물품들만 있어 소개에 큰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고 했다.
철수는 우방국 대사관 차량을 통해 안전지대까지 간 뒤 헬기로 군 공항으로 이동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우리 공관 인력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타국 대사관 인원들도 다수 밀려드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후 우리 공관 직원 대부분은 출국 절차를 밟았고, 3명은 마지막 남은 교민 철수 지원에 들어갔다.
현재 아프간 카불은 탈레반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문, 검색이 이뤄지고 있으며 기존 정권 참여자에 대한 가택 수색 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보복을 우려하는 이들은 지하실에 숨거나 도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평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당수 아프간인들이 서구 영향을 받은 상황에서 압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ahmermkhan 트위터 캡처
미국이 지난 5월 아프간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이자, 탈레반이 이후 급속도로 아프간 내 세력을 넓힌 뒤 지난 6일을 전후해 주요 거점 도시들을 장악한 지 불과 10일 만이다.
그러자 다음 날인 16일, 카불 공항에는 비행기를 타고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혼란이 벌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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