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의 두 얼굴… 9인 집회 철통 방어할 때 백화점은 ‘북적’

수정 2021-03-01 18:02
입력 2021-03-01 17:14

경찰, 광화문광장 주변 철제펜스 설치
보수단체들 빗속 집회 충돌 없이 끝나

‘더현대 서울’ 백화점에는 수천 명 인파
매장·전시장 사람 몰려 거리두기 실종

코로나 안전지대는 없어요 3·1절인 1일 서울 보수단체들이 도심 곳곳에서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지만 온종일 내린 비와 9인 이하 집합금지 조치 등으로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경찰이 설치한 안전펜스에 둘러싸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모습.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3·1절인 1일 보수·우익단체들의 정부 규탄 시위가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시위 장소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거나 경찰버스를 배치했지만 시위대와 경찰의 큰 충돌은 없었고 지난해 8·15 집회처럼 군중이 밀집하지도 않았다. 온종일 내린 봄비로 시위 참여 인원이 예상을 밑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개점한 서울의 대형 백화점에는 수천명의 방문객이 몰리면서 방역 위험이 제기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에는 총 1670건의 집회가 열리기로 신고돼 있었다. 기자회견, 1인 시위, 9인 이하 집회 등의 형태로 2500여명이 도심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경찰은 6000명 경력을 집회 관리에 투입했다. 하지만 오전부터 내린 비로 열리기로 한 집회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신고 인원보다 적은 인원만 참석한 채 진행되는 등 도심은 대체로 한산했다. 시위 참여자보다 형광 노랑색 우의를 입은 경찰들이 더 많이 눈에 띌 정도였다. 법원으로부터 20명 이하 집회 개최를 허가받은 ‘자유대한호국단’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누각 앞에서 11명이 참여한 집회를 열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압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30명 규모 집회를 허가받은 황모씨는 ‘참가자 전원이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서를 지참해야 한다’는 법원이 내건 허용 조건에 부담을 느껴 집회를 취소했다.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엄마부대’가 개최한 집회는 당초 9인 이하의 인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신고됐으나 집회 시작 20여분 만에 시민 60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주변을 통제하던 경찰관들에게 “코로나 핑계 좀 그만 대”라며 항의했다. ‘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이 기자회견을 연 동화면세점 앞에 수십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모이자 경찰은 경고방송을 하면서 경력 100여명을 투입해 주변 통행로를 차단했다. 그러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손에 든 우산과 거치대가 설치된 휴대전화로 경찰관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코로나 안전지대는 없어요 3·1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백화점 ‘더현대 서울’에는 연휴를 즐기는 방문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 시내 대형 쇼핑몰은 휴일을 맞은 시민들로 붐볐다. 서울 영등포구 ‘더 현대 서울’ 백화점은 지난달 26일 문을 연 이래 이날까지 4일 연속 인파가 몰렸다. 백화점 1층에 마련된 전시장에는 50명이 넘는 시민들이 줄을 섰고 1m 이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백화점 내 일부 매장은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입장 인원을 제한했다. 특히 명품매장과 전자제품 매장 앞은 적게는 10명, 많게는 30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날 백화점을 찾은 50대 부부는 “비가 와서 오히려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대형 쇼핑몰인 여의도 IFC몰도 음식점, 카페마다 사람이 꽉 차는 등 사정은 비슷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3-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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