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 들어가는데 22일 만에 뚝딱… ‘가덕도 특혜법’ 8부 능선

이하영 기자
수정 2021-02-25 17:44
입력 2021-02-25 17:16

국회, 오늘 신공항 특별법 본회의 처리

“왜 가덕도만…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도 제정하라”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통합신공항 경북 시민발전위원회 회원들이 집회를 갖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표를 잡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고 국민의힘이 끌려 온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 가결될 전망이다. 수십조원이 들어갈 수도 있는 역사적인 국책 사업을 위한 특별법 심사 기간은 겨우 20여일에 불과했다. 예비타당성조사가 생략된 특혜법이자 비용 계산서조차 첨부되지 않은 구멍 뚫린 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5일 국토교통위에서 넘어 온 특별법을 심의해 본회의로 넘겼다. 가덕도 특별법은 여러 측면에서 잘못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이 법안을 심사한 기간은 고작 22일. 지난 1월 3일 민주당 소속 의원 138명이 사실상 당론으로 발의했다. 국토위는 지난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 소위에서 지적됐던 문제점을 깡그리 뭉개고 이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켰다. 먼저 상정된 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선입선출 원칙’도 무시됐다. 이 원칙은 민주당이 ‘일하는 국회법’을 제정하며 핵심으로 내세운 내용이었다.
이 법안의 탄생으로 앞으로 공항 건설 등 대규모 국책 사업에서는 중요한 입법 절차가 무시로 생략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이를 우려해 최근 국회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했으나 간단히 무시됐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대구 신공항 건설에도 똑같은 예타 면제 특혜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을 위한 법안을 발의할 때는 비용추계서를 첨부해야 하지만 가덕도 특별법에는 이 또한 생략됐다. 부산시는 국제선 기준 7조 5000억원이 든다고 계산했지만 국토부는 12조 8000억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특히 국제선만으로는 타당성이 떨어져 국내선과 군시설까지 함께 건설할 경우엔 총 28조 6000억원이 들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공항·철도 건설 사업은 불확실성이 커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큰 비용이 들 것으로 분석한다.

기존에 검토됐던 김해신공항 건설은 부칙 한 줄로 백지화됐다. 앞서 국토위 법안소위에서도 이를 둘러싼 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은 “달랑 부칙 한 줄로 정부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하는 권능이 과연 우리에게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의원도 “이 법이 아무리 절대적이라 하더라도 정부 기본계획이나 공항 입지를 부칙으로 무효화한다는 것은 결코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으로는 실제 공항 건설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여야가 건설 자체보다 표를 계산했기 때문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이런 국책사업은 기간을 오래 잡고 논의하며 타당성 조사를 꼼꼼히 해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책임이 없는 국회가 주무부처들의 목소리를 모두 무시하고 선거용 대국민 사기극을 한 것”이라며 “지금은 부산을 위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로 또다시 시간 끌기가 반복되며 결국 부산 시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1-02-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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