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피격 사망 맞다…군부, 증거 은폐 중” 미얀마 시위 첫 사망자 치료 의사

강주리 기자
수정 2021-02-23 17:15
입력 2021-02-23 17:05
CNN, 사망자 치료 의사·유족 인터뷰
20살 카인, 시위 현장서 실탄 맞고열흘 만인 19일 숨져…“치료 중 생일 맞아”
“카인 치료한 의사, 군부 체포 우려 은신 중”
미얀마 군부 “총 쏜 사람 군경 아닐 수 있다”
“내가 카인이다” 분노한 시민들
저항 거세져…국제사회도 공분CNN은 카인을 치료했던 의사가 현재 군부의 체포를 우려해 모처에 은신 중이라면서 그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이 의사는 “카인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총격으로 이미 혼수상태에 가까웠다”면서 “군부가 미디어의 관심을 이 사건에서 돌리고 증거를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카인은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쿠데타 항의 시위 현장에 언니와 함께 나갔다가 경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실탄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열흘 뒤인 19일 결국 숨졌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도중 20세 생일을 맞았으며, 4살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고 CNN은 전했다.
카인은 이번 쿠데타 항의 시위의 첫 희생자로, 그의 죽음이 알려진 뒤로 미얀마 군부 독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분이 한층 거세게 일었다.
특히 현지 SNS에 “내가 카인이다“라는 글이 수없이 올라오는 등 그는 미얀마의 불복종 운동과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양곤 AP=연합뉴스 2021-02-18
2021-02-19
외부세력의 무기에 희생 가능성”유족 “독재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총을 쏜 주체가 진압 군경이 아닐 수도 있다면서 카인의 사망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다.
미얀마 국영 신문은 지난 21일 “부검 결과 카인의 머리에서 납 조각이 발견됐고, 이는 경찰이 쓰는 탄환과 다르다”면서 “일부 다른 외부 세력이 사용한 무기에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카인이 총에 맞을 당시 곁에 있었던 언니는 CNN 인터뷰에서 “동생이 회복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경찰, 군인 개개인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재는 원하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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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반쿠데타 시위의 첫 희생자 미야 테 테 카인의 장례식이 치러진 가운데 시민들이 그의 관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카인이 군경의 총에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사망한 데 이어 3명이 추가로 희생되자 시민들은 “내가 카인이다”라고 고인을 추모하며 시민 불복종 운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네피도 A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가 도중 처음으로 희생된 20대 여성 먀 뚜웨뚜웨 카인의 장례식이 수도 네피도에서 엄수된 21일(현지시간) 운구차량에 탑승한 여성들이 카인의 초상화를 든 채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카인은 지난 9일 네피도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뇌사 상태에 빠진 지 열흘만인 지난 19일 숨졌다. 네피도 로이터 연합뉴스 2021-02-22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22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 미얀마 무관부 맞은편에서 군부독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22 뉴스1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22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 미얀마 무관부 맞은편에서 군부독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22 뉴스1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22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 미얀마 무관부 맞은편에서 군부독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22 뉴스1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22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 미얀마 무관부 맞은편에서 군부독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22 뉴스1
미얀마 카렌청년단과 재한미얀마인들이 21일 서울 옥수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열린 총선 결과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일 쿠데타를 감행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핵심인사들을 구금했다. 2021.2.21 뉴스1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있는 중국 대사관 앞에서 21일 시위대가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양곤 AFP 연합뉴스 2021-02-21
21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를 위한 미얀마 민주인권평화 광주선언문 공동발표식에 앞서 김복주 아시아인권평화포럼 대표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미얀마캄보디아인 등 참석자들이 참배하고 있다. 2021.2.21 연합뉴스
21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를 위한 미얀마 민주인권평화 광주선언문 공동발표식에 앞서 미얀마?캄보디아인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1.2.21 연합뉴스
미얀마 군경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에 나선 가운데 주한 미얀마인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속 인물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2021.2.21 연합뉴스
미얀마 카렌청년단과 재한미얀마인들이 21일 서울 옥수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열린 총선 결과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일 쿠데타를 감행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핵심인사들을 구금했다. 2021.2.21 뉴스1
미얀마 카렌청년단과 재한미얀마인들이 21일 서울 옥수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열린 총선 결과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일 쿠데타를 감행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핵심인사들을 구금했다. 2021.2.21 뉴스1
19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마련된 쿠데타 규탄 시위 첫 사망자 추모공간에 고인의 사진과 꽃 등이 놓여 있다.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20대 여성 시위 참가자 미야 테 테 카인이 이날 오전 병원에서 숨졌다. 쿠데타 발생 이후 시위 참가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곤 로이터 연합뉴스
2021-02-19
지난 9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던 20대 여성 시위 참가자 미야 테 테 카인이 19일 숨졌다고 가족이 밝혔다. 쿠데타 발생 이후 시위 참가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만달레이 대학 졸업생들이 카인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 만달레이 AP 연합뉴스 2021-02-19
지난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만달레이 대학 졸업생들이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뇌사상태에 빠진 20대 여성 미야 테 테 카인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인이 19일 오전 끝내 숨졌다고 그녀의 오빠가 밝혔다. 쿠데타 발생 이후 시위 참가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달레이 AP 연합뉴스 2021-02-19
1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한 미얀마 이민자가 지난 1일 자국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 사태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조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읽고 있다.
방콕 AFP 연합뉴스 2021-02-18
18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가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을 들고 진압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양곤 AP 연합뉴스 2021-02-18
18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가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진압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양곤 AP=연합뉴스 2021-02-18
자국민들로 이뤄진 미얀마를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들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중국 정부의 미얀마 쿠데타 지원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2021.2.18 뉴스1
자국민들로 이뤄진 미얀마를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들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중국 정부의 미얀마 쿠데타 지원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2021.2.18 뉴스1
미얀마 최대 도시이자 옛 수도인 양곤 중심가에서 17일(현지시간) 도로를 가득 메운 시위대가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사흘 연속으로 인터넷을 차단한 가운데 양곤에서는 병력 추가 진입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고 나서 양측의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양곤 AFP 연합뉴스 2021-02-17 15:58:23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17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들고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한 중국의 지원 중단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랜 기간 미얀마의 주요 무기 공급처와 투자자 역할을 해온 중국은 미얀마 군부의 ‘뒷배’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만달레이 AP 연합뉴스 2021-02-17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총파업이 벌어진 22일 시민 수백만 명이 만달레이 시내를 가득 메우고 있다. 2021년 2월 22일에 벌이는 시위라는 뜻에서 2를 5개 붙여 ‘22222 시위’로 불린 이날 시위에는 공무원과 은행 직원, 철도 근로자 등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만달레이 AFP 연합뉴스
양곤 EPA 연합뉴스
홈페이지 캡처
양곤 EPA 연합뉴스
21일 미얀마 양곤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가톨릭 수녀들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전날 군부는 시위대에 고무탄에 이어 실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서 만달레이와 양곤 등에서 최소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양곤 EPA 연합뉴스
만달레이 AP 연합뉴스
양곤 EPA 연합뉴스
양곤 AP 연합뉴스
미얀마 주요 도시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대규모 시위가 나흘째 이어진 9일 양곤의 시위대가 물대포를 피하기 위해 대형 비닐천을 뒤집어쓰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전날 쿠데타 일주일 만에 미얀마 제1·2도시인 양곤과 만달레이 등지에 계엄을 선포했던 군부는 이날 시위대를 향해 경고 사격을 하고 고무탄과 최루탄까지 발사한 데다 실탄 발포로 2명이 중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유혈 사태’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지 언론인 ‘미얀마 나우’는 “네피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쏜 실탄으로 30세 남성과 19세 여성이 중태”라고 보도했다.
양곤 AFP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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