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로 대기오염물질은 주는데 이산화탄소는 느는 이유 알고보니...

유용하 기자
수정 2021-01-31 15:43
입력 2021-01-31 15:43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오존 대기 중 체류시간 길어야 1년
이산화탄소 대기 체류시간 5~200년...온실가스 감축 당장 나서야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는 다른 오염물질들과는 달리 단기간에 소멸되지 않고 장기간 대기 중에 머물면서 대기 중 농도에 바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도 지난해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지표오존 농도는 2019년에 비해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산화탄소의 경우 2020년 초 대기중 농도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그렇지만 1~3월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9년에는 420.0이었는데 2020년 같은 기간은 423.9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 정도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가 이달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고치가 413 정도로 전년보다 1.9~2.7(평균 2.3)으로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이산화탄소를 제외한 다른 오염물질들은 다른 물질들과 결합력이 좋기 때문에 공기 중 체류시간이 짧은 반응가스이지만 이산화탄소는 배출량이 줄더라도 이전에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장기간 공기 중에 체류하기 때문에 대기 중 농도변화에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대기오염물질의 체류시간을 보면 일산화탄소는 10일~1년, 이산화황은 1주일 이내, 질소산화물은 수시간~1주일, 지표오존은 1주일~1개월이다. 그렇지만 이산화탄소는 5~200년이라는 것이다.
1989년 몬트리올의정서에서 오존층 파괴물질로 규정돼 사용이 금지된 염화불화탄소(CFC-11, CFC-12), 일명 프레온 가스도 사용 금지 이후에도 곧바로 대기농도에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CFC-11, CFC-12의 대기 중 체류 시간은 각각 45년, 100년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를 당장 줄이더라도 과거에 배출돼 대기 중에 남아있는 이산화탄소의 영향으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농도값은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장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이산화탄소 감축에 소홀한다면 미래에 심각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관계자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 이미 대기 중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하여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감축한다 하더라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상당기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2050년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조속히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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