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보다 마음입니다… 저금통 깬 기초수급 어르신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수정 2020-12-30 04:49
입력 2020-12-30 04:46

자투리 동전 모아 주민센터에 전달

“너무 적은 금액이라 쑥스럽지만, 그래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은평구 불광2동 주민센터에 한 노인 A씨가 찾아왔다. A씨는 빨간 돼지저금통을 들고 와 “이런 것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복지팀 직원에게 전달했다. 저금통에는 A씨가 차곡차곡 모아 온 동전 10원, 50원짜리가 있었다. 금액은 총 1만 4480원이었다. A씨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 쑥스럽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A씨는 지역의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자투리 돈이 남을 때마다 저금통에 저금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저금통의 일부 동전을 빼서 사용해 미안하다”며 “나중에 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주민센터를 나섰다.


고범석 불광2동 동장은 “금액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올해 겨울 유난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그 마음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 동장은 “노인이 기부한 돈은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보태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20-12-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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