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중 창밖 보다가 “저기다 어린이집을 만들라”

백민경 기자
수정 2020-10-26 08:30
입력 2020-10-25 22:30
삼성맨들이 회고하는 이건희는
●“어린이집 가구 모서리 없게 하라” 각별 관심
당시 낙후된 집들이 인근에 밀집해 있었는데 “저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제대로 근무를 하려면 아이들을 일단 편안하게 맡겨야 하는데, 좋은 시설에 맡길 수는 없을 것 아닌가. 그런 걸 우리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회장은 “5~6살 어린이들을 맡는데 (가구 등의) 모서리가 각이 지면 안 된다”등 어린이집 운영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결국 1990년 1월 ‘1호 어린이집’ 개관 소식을 전해 받은 뒤엔 “진작에 하라니까 말이야”라고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그만둔 그분 어떻게 지내시는지 알아보라”
또 이 회장은 ‘삼성 직원은 끝까지 챙긴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그는 “여건 때문에 사업은 접더라도 우리가 어떻게 뽑은 인재들인데 (그만두게 해선) 안 된다”며 “더욱이 (직원) 가족들을 생각하면 잘 챙겨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진에 “전에 그만둔 그분이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알아보라”며 임직원 처우도 직접 챙겼다. 엉뚱하고 기발한 언행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도 적잖다. ‘애견인’으로 유명한 이 회장은 재임 시절 한 임원을 불러 “사장들 가운데 보신탕을 먹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은 뒤 명단을 적어 오라고 했는데 이에 당황한 임원이 “혼내실 것이냐”고 물으면 “개를 한 마리씩 사주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20-10-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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