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RI Korea 재활대회’ 열려…코로나19 속 장애청년들과의 솔직한 소통의 장

강경민 기자
수정 2020-09-23 10:22
입력 2020-09-22 17:38
지난 18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재활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49회 RI Korea 재활대회’에서는 문재인 정부 전반기 장애인 정책 이행평가 결과 발표에 이어 장애청년 중심의 토론이 전개됐다.

현재 대학에서 ‘컴퓨터소프트웨어’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임동준 씨는 지난 1학기 억울한 사건을 경험했다고 한다. ‘파이선(python) 기초’ 강의를 신청했지만, 수강 거절을 당했기 때문이다. 임씨는 “교수님이 프로그램 설계 언어인 파이선을 활용해 통계를 짜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활협회 청년포럼 회원이기도 한 임 씨는 협회와 공동 대응을 통해 이번 2학기부터 강의교재 제공 등을 포함해 해당 과목 수강이 가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교재를 사전에 확인해 읽기 가능한 파일로 받아 볼 수 있는 것은 여전히 큰 장벽이다. 임 씨가 교재 스캔파일을 복지관이나 사회적기업 등에 전달하면 이를 한글파일로 전환해주는 직원과 봉사자들이 코로나19로 일을 멈출 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웹 접근성 전문기관에서 사용자 평가 업무를 맡았던 임씨는 “복지부 코로나19 사이트의 경우 대체텍스트는 있으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수 등 핵심 정보는 이미지로만 되어 있어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학연합동아리 ‘키위(Ki-WE, 우리 모두의 키오스크)’ 의 대표이자 고려대에 재학 중인 허은빈 씨는 “모두를 위한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장애학생들은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 등 환경이 바뀔 때마다 소외는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어 “구내식당에서 떡볶이 한 번 먹기도 힘들다. 주문 방식이 키오스크로 바뀌면서 터치스크린의 벽을 못 넘고 있다”며 “학교와 프랜차이즈 기업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비용 문제로 난색을 보여 ‘모바일 주문 서비스’를 대안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위디(with:D)’에서 활동하는 손정우 씨와 최원빈 씨는 코로나19로 전국의 많은 대학의 경우 동아리 활동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와중에서 느낀 점은 “전례 없는 비대면 상황에서 각 대학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비장애학생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시청각 등 감각장애학생들은 교육에서조차 소외당하고 있다”며 이 기회에 ‘위디’가 조사한 내용과 대안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감각장애학생이 수업자료를 제때 받지 못한다는 점 ▲구화를 사용하는 청각장애학생은 줌(ZOOM) 강의 시 교수의 입 모양을 읽기 어려움 ▲실시간 수업에 자막이 안 되어 수업 후 속기록을 보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 ▲대면 강의 시 수업과 시험을 도와주던 교육지원인력(장애학생도우미)이 중단되거나 일부만 적용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수업에 따른 종합 매뉴얼 제공과 ▲원격수업에 필요한 태블릿PC, 스크린 리더 등 보조공학기기 지원 ▲웹 접근성 및 특수교육 전문가 참여 등을 포함한 보편적 학습설계와 관련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명화 사무총장은 “매년 정기적 모임을 하다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준비했다”며 “토론회 결과와 지금까지 청년들이 제안한 개선사항 등을 중심으로 관련 부처 또는 국회 등을 통해 후속 조치를 이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 7일 오후에는 기존 청년포럼 회원뿐 아니나 전국의 장애학생 동아리 중심으로 또 한 번의 온라인 모임을 통해 내년 활동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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