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섬진강 일부 제방 붕괴
주택 1000여채·공공시설 2233곳 파손농경지 6836㏊ 피해· 21만마리 폐사
태풍 북상 소식에 취약지구 점검 나서
창녕 연합뉴스
9일 광주, 전남·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담양 612㎜를 최고로 순창 561.5㎜, 광주 533.7㎜, 산청(경남) 454㎜, 곡성 453㎜, 구례 379.5㎜ 등 최근 3일간 지리산권인 섬진강 수계와 광주 등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강과 하천이 넘치고 낙동강과 섬진강의 제방 일부가 붕괴하면서 14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고 주택·농경지·도로가 잠겼다.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쯤 전남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를 덮쳐 주민 5명이 숨졌다. 또 8일 오후 10시 40분쯤 전북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주택 매몰 현장에서도 A(59)씨와 B(59·여)씨 등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오전 4시쯤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는 8살 남자아이가 대피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등 폭우가 내린 이틀 동안 광주와 전남·전북 지역에서는 모두 14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역에서는 전날 최대 45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화개장터가 물에 잠겨 상가 208동이 침수됐으며 13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재민도 다수 발생했다. 곡성·구례·하동 등 섬진강·영산강 수계를 중심으로 모두 4200여명이 학교와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폭우로 주택 1000여채가 전파 또는 침수됐다. 도로와 교량 등 공공시설 2233곳이 붕괴·침수됐다.
전남도가 잠정 집계한 농경지 피해 면적은 6836㏊에 이른다. 축산 분야에서도 도내 11개 시군, 126 농가가 침수 또는 매몰 피해를 봤으며, 닭·오리·돼지 등 21만 7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폭우가 쏟아진 남부지방에선 소떼들이 고지대를 찾아 도망을 치기거나 지붕에 올라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전남 구례에서는 소떼 20여 마리가 축사를 탈출해 해발 531m 높이의 사성암까지 올라가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또 곡성과 구례 등의 육상 양식장 8곳이 침수돼 뱀장어와 철갑상어 등 생물 432만 4000여 마리가 유실됐다.
각 지자체는 비가 그친 이날부터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유실된 지방하천 제방과 도로, 상하수도시설 등 공공시설에 대한 응급 복구에 나섰다. 전남도 관계자는 “북상 중인 태풍 ‘장미’로 인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지구에 대한 복구와 점검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날 광주 홍수 피해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20-08-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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