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혼자 밥 먹고… 선수들 ‘희망의 샷’ 날렸다
최병규 기자
수정 2020-05-15 02:33
입력 2020-05-14 22:24
KLPGA 챔피언십 개막에 전 세계 주목
LPGA “골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AP통신 “한국 야구·축구 이어 골프 시작”
선수들 체온 재고 자외선 살균기도 통과
캐디, 마스크 착용… 취재진도 엄격 통제
박성현 “혼자 앞만 보고 밥 먹어 어색해”
김효주 “갤러리 없어 셀프 박수로 자축”

연합뉴스
AP통신은 “이 대회는 한국프로야구, 프로축구에 이어 세 번째 무관중 대회”라면서 주요 뉴스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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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제공
대다수 선수들은 갤러리가 없는 게 어색한 표정이었다. 3언더파 69타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린 최혜진은 7번홀 이글을 잡은 뒤 캐디와 포옹이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 팔꿈치를 맞부딪치며 기쁨을 나눴다. 이븐파 공동 38위로 무난하게 6개월 만의 라운드를 마친 김효주(25)는 “갤러리가 없으니 마치 연습라운드를 하는 것 같더라. 버디를 잡았지만 박수 쳐 주는 사람이 없어 ‘셀프 박수’로 스스로를 축하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지정구역인 ‘믹스트존’에서만 취재진 면접이 허락됐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해 2승을 거둔 뒤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로만 5타를 줄여 공동선두에 오른 배선우(26)는 “공을 칠 수 있으니 이제야 숨을 쉬는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귀국해 2주 자가격리를 끝내고 골프채를 잡은 지 오늘이 6일째 되는 날”이라며 “갤러리 반응으로 내가 친 샷의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그게 없으니 좀 답답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조치들이다.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0-05-15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