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쏟아내고 불꺼진 이태원… ‘NO 마스크’ 외국인들만 술판
손지민 기자
수정 2020-05-11 01:51
입력 2020-05-11 01:16
지난 주말 저녁 이태원 가보니
용인 확진자 다녀간 ‘킹’ ‘퀸’ ‘트렁크’ 휴업일부 발열체크도 없이 영업하는 곳 있어
지난 연휴 때도 외국인 방문 많았지만
주소 등 부정확한 경우 많아 추적 난항
10일 자정에 찾은 이태원 일대 클럽과 바는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었다. 용인66번 확진환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밝혀진 클럽 ‘킹’, ‘퀸’, ‘트렁크’도 전부 문을 닫았다. 클럽 ‘퀸’이 있는 골목은 일반 주점까지 전부 영업을 중단하면서 어둠만 짙게 깔린 상태였다. 클럽 ‘킹’이 위치한 이태원역 3번 출구 일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클럽은 딱 한 군데였다. 영업 중인 클럽은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지만 손님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주점이 많은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골목도 적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게의 3분의1이 문을 닫았고, 영업 중인 가게들은 손님이 없어 텅텅 비었다. 사람들이 클럽 대신 많이 찾는 유명 감성주점들도 임시휴업 안내문을 걸어 놨다. 가게 안은 불이 꺼진 채 입구 쪽 테이블 위에 손 소독제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평소 이태원 일대 클럽과 감성주점을 자주 찾았다는 B씨는 “발 디딜 틈도 없었던 유명 가게들이 토요일인데도 전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태원 거리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외국인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이태원 번화가의 한 편의점 앞에는 외국인 6~7명이 모여 술을 마시며 떠들기도 했다. 이태원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손님이 외국인밖에 없다. 방금도 외국인 4명을 이태원 술집 앞에 내려다주고 왔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외국인 통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외국인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가 다녀간 클럽 외에도 연휴 기간 이태원 내 위치한 클럽들을 오갔던 외국인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재된 이름, 연락처 등이 정확하지 않아 연락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의 국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도 방역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한국어가 서툰 경우 방역 정보를 제대로 찾아보기도 어렵고,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내는 긴급재난문자 역시 한국어로만 제공된다.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환자 54명 중 확진환자의 이름 등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은 4명 이상일 것으로 잠정 추산된다. A씨가 다녀간 지난 2일 이태원 클럽 방문자 1500여명 중에서 파악되는 외국인은 총 28명 수준이지만 실제 방문 외국인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사진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5-11 4면
관련기사
-
또 시작됐나… 전국 2000명 연락 안되고 軍·병원·IT기업 ‘발칵’
-
이태원 클럽 확진자에 80대 외할머니 2차 감염 “함께 식사”
-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에 신규 확진자 이틀 연속 30명대
-
‘이태원 클럽’ 자진신고 장병 47명…軍 ‘무징계’ 방침 통했다
-
“이태원 주점 다녀와” LGU+직원 확진…사옥 폐쇄
-
정 총리 “이태원 방문자 협조 늦어지면 더 강도 높은 대책 고려”
-
박원순 “이태원 관련 확진자 전국 75명, 서울 49명”
-
“동선보다 ‘아우팅’에 관심… 성소수자 혐오로 번지면 안 돼”
-
전국 번진 클럽發 감염 54명… ‘나 하나쯤’ 검사 미루면 확산 못 막는다
-
이재명 “17일까지 의무 검사”… 박능후 “대인접촉 금지 명령, 전국 확대 검토”
-
박능후 “클럽 방문자 ‘대인접촉 금지명령’ 전국 확대 검토”
-
이재명 “경기도내 모든 유흥시설 집합금지 발령”…사실상 영업중지
-
정은경 “이태원 집단발병 굉장히 송구“…방문자 검사 당부
-
이태원 클럽발 간부 추가 확진…軍 “기강해이 엄벌”
-
‘이태원 클럽’ 제주 확진자는 피부 관리사…접촉자만 138명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