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취소된 제주 영리병원 두고 법적 공방 시작,내국인 진료 제한이 쟁점
황경근 기자
수정 2020-04-21 14:56
입력 2020-04-21 14:56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21일 제주지법 301호 법정에서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영리병원 관련 소송 첫 재판을 열었다.
녹지측이 제기한 소송은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 조건 취소 청구 소송’과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 등 2건이다.
이번 소송의 최대 쟁점은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하면서 내건 ‘내국인 진료제한’이라는 조건이 적법하냐 여부다.
녹지측은 현행 의료법에 따라 병원이 정당한 사유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도지사가 외국인진료기관의 개설 허가를 할 수는 있지만 진료 대상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또 병원 개원 기한까지 병원을 개원하지 않아 허가 취소된 것에는 내국인 진료 제한이라는 위법한 조건을 달아 개원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반면 제주도측 변호인들은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 허가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것이어서 의료법에서 정한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반박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도가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취소하기 전 “허가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내국인 진료를 하지 않는다면 진료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제주도측 변호인들은 “조건부 허가가 부당하다면 우선 개원하고 나서 내국인 진료 제한 여부를 다퉈도 되는데 개원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조건부 허가의 위법성과 허가 취소의 정당성은 별도로 다뤄야 한다고 맞섰다.
2005 제주에서 외국법인에 한해 영리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이 개정되자 녹지그룹은 2015년 6월 보건복지부의 사업계획 승인을 근거로 2017년 8월28일 제주도에 개설허가를 신청했다.
도는 같은해 10월 숙의형공론조사위원회는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녹지국제병원 개원 불허를 권고했으나 제주도는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우려와 한중 외교 관계 등을 고려, 2018년 12월5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허가를 결정했다.
내국인 진료 제한에 반발한 녹지측이 법에 정해진 개원 시한인 2019년 3월4일이 지나도록 개원하지 않자 도는 청문 절차를 거쳐 같은해 4월17일 조건부 허가마저도 취소해버렸다. 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허가후 3개월(90일) 이내에 개원해야 한다.
중국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한 녹지국제병원은 헬스케어타운 내 부지 2만8002㎡에 연면적 1만8253㎡(지하 1층·지상 3층)에 778억원을 들여 2017년 7월 완공됐다.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이날 재판 전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지그룹은 영리병원 소송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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