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죽어나가는데… “시진핑은 어디에 있나, 물러나라”

류지영 기자
수정 2020-02-07 01:54
입력 2020-02-07 01:48
CNN “시 주석 언론에도 안보여” 질타
“초기 대응 실패는 언론자유 없기 때문”中 교수·저명 지식인 이례적 공개 비판
親中 성향 WHO 내부서도 불만 표출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칭화대 법학 교수인 쉬장룬은 최근 해외 웹사이트에 게재한 논문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 초기 대응이 실패한 것은 중국에서 언론의 자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쉬 교수는 신종 코로나 확산 초기에 (의사 리원량 등에게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국이 이를 억누른 것을 지적하며 “공론장이 열릴 가능성이 완전히 봉쇄돼 더이상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관료의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한다. 이 때문에 성과를 낼 역량이 없는 이들만 넘쳐난다”고 일갈했다. 앞서 쉬 교수는 2018년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위해 개헌에 나서자 이를 비판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저명 지식인인 쉬즈융도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무역전쟁, 홍콩 시위, 신종 코로나 확산 등 주요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시 주석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시 주석)은 악당은 아니지만 능력 있는 사람도 아니다”라면서 “당신에게 물러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쉬즈융은 중국 당국의 탄압을 피해 지난해 말부터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
노골적 친중 성향으로 눈총을 받던 세계보건기구(WHO) 내부에서도 중국에 대한 불만이 감지된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WHO 자문기구인 긴급위원회의 일원인 호주 커튼 대학의 존 매켄지 명예교수는 중국이 초기 대응 과정에서 신속하게 감염사례를 보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 “비난받을 행위”라고 언급했다. 매켄지 교수의 발언은 그간 중국의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온 WHO의 공식 입장과 매우 다르다고 더타임스는 평했다.
CNN은 ‘중국은 시진핑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지휘한다 말하지만 어디에서도 그는 보이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 주석은 최근 며칠간 인민일보 첫 페이지나 중국 중앙(CC)TV에도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전면에 나서야 함에도 그가 사라진 것을 두고 ‘기이하다’고 표현했다. 주민들의 반감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CNN은 추측했다. 그러자 인민일보는 곧바로 6일 자 1면 톱기사에 시 주석이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만나는 사진을 게재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2-07 6면
관련기사
-
상인들 “여기 한 번 더 소독해 주세요”…한파에 언 소독약 녹여가며 방역작업
-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 더 커져… 최악 상황 대비 ‘플랜B’ 나오나
-
의료폐기물 7t 처리 완료… 이중밀폐·당일 소각 원칙
-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오래 생존…인체 면역력 떨어지면 쉽게 감염될 수 있어
-
2·3차 감염 속출… 의심환자 더 폭넓게 본다
-
23번 중국인, 2주간 서울 ‘무방비 활보’…주요 관광지 다녔을 듯
-
16번, 설날 모여 한 끼 먹었을 뿐인데… 큰딸 이어 친오빠까지 가족 2명 확진
-
“의심환자 거짓 진술 처벌하라”…메르스 이후 개정 불구 처벌 ‘0’
-
1번 확진자 “한국 의학기술 없었다면 완치 안 됐을 것”
-
‘20번 확진자’ 발생한 GS홈쇼핑 직장 폐쇄
-
강남 초대형 단지 첫 확진자… ‘19번’ 거주 송파 헬리오시티 발칵
-
우한 하루 1000여명 확진·병상 태부족… 의료시스템 사실상 마비
-
19번 확진자 송도 들러 9개교 휴업…세종시 일가족 4명과 점심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