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채용 채점 오류… 담당자는 ‘경징계’

조용철 기자
수정 2019-05-07 18:02
입력 2019-05-07 17:50

작년 서류전형 26명 ‘합격→탈락’

채점 위탁업체 ‘가산점’ 잘못 처리
“올해 재응시하면 서류 면제” 논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지난해 6월 업무지원직(무기계약직)을 뽑는 과정에서 채점 오류를 저질러 지원자 26명이 잘못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진공은 부실 채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관련 직원을 경징계 조치해 또 다른 논란도 자초하고 있다.


7일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진공으로부터 서류 전형을 위탁받은 A협회는 가산점 항목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채점 오류를 저질렀다. 해당 가산점은 편부모 가정이나 차상위계층 등 취업 지원 대상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2점이 배정된 항목을 5점으로 채점해 320명의 점수가 잘못 처리된 것이다.

이로 인해 서류 전형에서 합격해야 할 26명이 탈락하고, 반대로 탈락 대상이었던 26명이 전형을 통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5000명이 넘는 지원자 중 81명이 최종 합격한 가운데 가산점을 더 받았던 26명은 최종 합격자 명단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공은 그동안 채용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서류 전형의 경우 외부 기관에 위탁해 왔으며, A협회에는 지난해 처음 위탁을 맡겼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서류 전형 탈락자 26명에 대한 구제 방안, 중진공 채용 담당자에 대한 징계, 위탁업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지시한 상태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진공이 위탁업체의 채점 결과에 대해 검증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A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이라면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올해 시험에 대한 재응시 안내와 함께 서류 전형 단계를 면제해 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공이 채용 담당 내부 직원에게 경징계(견책·감봉)를 내렸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정직, 면직 바로 다음 단계의 징계”라면서 “실제 행정 업무를 한 것이 아니라 감독 소홀의 측면이 강하다는 점도 반영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중진공은 2013년 무렵 한국당 최경환 의원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인턴 직원을 부당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은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하급심 재판부는 최 의원이 인턴 채용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를 직권남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봤다. 반면 박철규 당시 중진공 이사장은 업무 방해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9-05-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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