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ICBM 폐기 ‘스몰딜’ 가능성… 폼페이오 “세부사항 도출 중”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수정 2019-01-14 20:51
입력 2019-01-14 18:00
‘先 비핵화-後 제재 해제’ 고집했던 美
ICBM 우선 제거 등 완화된 비핵화 시사
일각 “비현실적”…핵군축 변질 우려도

이르면 이번 주말 폼페이오·김영철 협상
소식통 “북·미, 2차회담 물밑 접촉 활발
2월 북·미 회담, 3월 김정은 서울 답방”
중동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앞줄 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아델 알 주베이르(앞줄 오른쪽) 사우디 외무장관과 이동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고위급 회담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리야드 AP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이 이르면 이번 주 2차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미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대북 제재의 일부 완화를 주고받는 ‘스몰딜’에 나설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를 고집했던 미국이 미 본토를 겨냥한 북한 ICBM 위협의 우선 제거와 일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식으로 북한과 타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즉 북·미 협상의 성격이 북한 비핵화에서 북·미 핵군축으로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반면 현실적으로 스몰딜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미국의 정책 목표를 손상할 위험이 있는 데다 ICBM의 완전 폐기가 기술적으로 쉽지 않아 비현실적인 가능성이라는 시각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어떻게 하면 미국민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북·미 간) 대화에서 진전시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보수 성향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본토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문제만 해결되면 (북한과의) 합의를 수용할지 모른다”고 해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지 않으니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며 협상에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의 핵 신고·검증과 같은 어려운 협상보다는 ICBM 폐기 등의 쉬운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ICBM 폐기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시했던 리비아식 모델, 즉 북한 ICBM을 미국으로 일괄 반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라며 “설령 북한이 ICBM 폐기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ICBM 수량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폐기됐는지 검증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이어 “북·미가 일단 북한 핵동결과 대북 제재 일부 완화를 주고받는 합의를 하고 상호 이행하면서 신뢰를 조성한 뒤 다음 단계 협상으로 나아가는 ‘선(先) 신뢰 조성, 후(後) 비핵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동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 “세부 사항을 도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 정가는 북·미가 이르면 이번 주말쯤 미국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고위급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15일까지 중동 순방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한다는 점과 16~17일 공관장 회의 등의 일정을 감안한다면 북·미 고위급 회담은 오는 18일 이후 주말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22~25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이 취소된 상태이고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지속되면서 미 정부의 인력 운용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다음주에 개최될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주 북·미 고위급 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2월 2차 정상회담,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1-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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