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공항 갑질’ 피해직원 “제가 국회의원에게 갑질? 상상도 못할 일”
오세진 기자
수정 2018-12-24 15:48
입력 2018-12-24 15:26
핵심은 국회의원이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국회 피감기관에서 일하는 공항 직원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는데도, 김 의원은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시민들은 국내선을 탈 때 신분증을 꺼내 공항 직원에게 보여준다.
김 의원은 해당 직원에게 욕설을 하지 않았고 되레 자신이 갑질을 당했다고 반박했지만, 피해 직원이 직접 입을 열면서 일이 커지고 있다. 직원 A씨는 24일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호 의원이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이 XX 근무 똑바로 안 서네’라고 욕을 하고 고함을 질러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논란이 됐던 상황을 정리하자면, 김 의원은 지난 20일 밤 9시쯤 김포공항 국내선 건물 3층 출발장에서 밤 9시 30분에 출발하는 김해공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른 승객들과 함께 줄을 서 있었다. 사건은 A씨가 김 의원에게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김 의원은 탑승권을 제시하면서 신분증은 스마트폰 케이스 투명창에 넣어둔 채로 보여줬는데, A씨가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주셔야 한다’고 했지만 김 의원이 이를 거부했다.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꺼내지 않아도 신분증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인다는 게 거부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지금까지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다”면서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다는 것인지 찾아오라”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회 국토위의 피감기관이다. 결국 김 의원은 신분증을 따로 꺼내 보여주지 않고 항공기에 그대로 탑승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2일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김 의원이 공항 직원에게 언성을 높이고 욕설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조선일보의 욕설 운운은 말도 안 되는 거짓”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A씨는 “그분이 처음부터 ‘나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라고 밝혔는데, 공항 협력사 직원인 내가 국회의원에게 갑질을 하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는 바보가 아니다”라면서 “폐쇄회로(CC)TV를 보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욕하는 걸 함께 들었던 김 의원의 수행원이 나중에 내게 와서 ‘아까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 했다”면서 “내가 ‘다 괜찮은데 욕은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했지만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협력사에 지난 1월 입사한 A씨는 지난 3월부터 김포공항에서 신분증 확인 업무를 해왔다. 그는 “교육받은 대로 위·변조 여부를 확인해야 하니 신분증을 (지갑에서) 꺼내 달라고 했는데 김 의원이 ‘나는 꺼내본 적 없으니 규정을 찾아오라’고 화를 냈다”면서 “내가 다시 ‘최근에 비슷한 위조 사건이 발생해 신분증을 잘 확인하라는 특별 지침이 내려왔다’고 설명해도 계속 화를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찾고 있는데 옆에서 김 의원이 ‘너희가 뭔데 나한테 갑질을 하냐. 그렇게 대단하냐’, ‘공사 사장한테 전화해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사장님한테 전화한다니 너무 당황해서 규정 책자를 제대로 읽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김 의원이 내 명찰을 보고 ‘근무 똑바로 서세요!’라고 하길래 너무 분해서 ‘의원님, 신분증 확인이 제 일입니다’라고 했다”면서 “그 말을 들은 김 의원이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 나와 다른 직원들 얼굴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공항 직원들이 수차례 김 의원에게 “불쾌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했지만, 김 의원은 ‘나 비행기 안 탄다. 책임자 데려와라’며 계속 화를 냈다고 전했다.
A씨는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 직원들도 계속 사과했다”면서 “김 의원은 우리가 무례하게 굴었다고 하는데 CCTV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두 손을 모으고 저자세로 그분을 대했는지 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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