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닭 먹었는데… 팬심 우롱한 BBQ 콘서트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수정 2018-10-10 13:42
입력 2018-10-09 22:44

“엑소 출연”→ “엑소급 가수” 말 바꿔

많이 응모할수록 티켓 당첨률 높아
150만원어치는 먹어야 좋은 자리에
“닭값 환불 하라”… 암표 판매도 속출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팬들이 치킨 프랜차이즈 BBQ에 단단히 뿔이 났다. BBQ가 주최하는 슈퍼콘서트에서 엑소의 출연이 번복됐기 때문이다. 공연을 보려고 치킨을 수십마리씩 사 먹은 팬들은 집단소송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그룹 엑소
연합뉴스
BBQ 측은 오는 1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콘서트를 홍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엑소를 출연진 명단에서 첫 번째로 소개했다. 엑소의 출연은 지난 4일까지만 해도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8일 전송된 문자에서는 문구가 ‘엑소’ 대신 ‘엑소급 가수 출연’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자 팬들은 “BBQ가 사기를 쳤다”, “엑소가 출연한다고 광고해 치킨 판매량만 올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엑소의 한 팬은 “슈퍼콘서트를 보려고 KTX 표와 숙소까지 다 예약해 놓았는데 날벼락 같은 소식”이라면서 “지금까지 사 먹은 치킨 값을 모두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다.

콘서트 티켓 당첨자는 BBQ 치킨 영수증에 인쇄된 번호를 넣은 응모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정됐다. 응모를 많이 하면 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엑소 팬들 사이에서는 BBQ 치킨 먹기 운동까지 벌어졌다. “스페셜 스탠딩석에 당첨되려면 90회 이상 주문해 먹어야 한다”는 글도 인터넷을 떠돌았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50만원 상당이다. 일부 팬들은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민사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무료’인 티켓을 돈을 받고 판매하겠다는 팬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콘서트 티켓을 양도하겠다. 가격을 제시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BBQ 관계자는 9일 “문자 발송은 각 가맹점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면서 “엑소의 컴백 일정이 늦어지면서 함께할 수 없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경자 가톨릭대 교수는 “가맹점 관리도 본사 책임”이라면서 “소비자가 오해할 만한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기만광고’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도 “BBQ 측은 사정상 출연자가 바뀔 수 있다는 공지라도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18-10-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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