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동부권 3곳 규제 풀어 朴시장이 못한 일자리 만들 것”

명희진 기자
수정 2018-05-23 02:46
입력 2018-05-22 23:16
야권 대표주자 강조…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동부권 부지 3곳을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해 서울을 4차 산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원순 시장의 가장 큰 실정은 지난 7년간 서울의 경제 문제를 제대로 못 푼 점”이라며 “홍릉, 창동 등 5만평 이상 되는 부지를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 도입을 위해 규제를 일정 기간 미뤄 주는 제도다.야권 단일화에 대해 그는 “박원순 대 김문수 일대일 구도로 야권이 이길 수 있는가 하면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야권 대표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볼거리에 치중하다 보니 먹을거리, 일거리를 만들지 못했던 7년이었다. 박 시장 취임 때 서울시 예산이 21조였는데 지금은 55%가 늘어 32조다. 같은 기간 국가 예산은 44% 늘었다. 서울 시민의 세금 부담률도 60% 늘었다. 국가보다 훨씬 많은 돈을 썼는데 시민은 체감하지 못한다. 박 시장이 지난 7년간 뭘 했느냐. 기억나는 게 없다.
→당선 시 중점 공약은.
-시민께 가장 중요한 걸 물었더니 일자리, 교육, 미세먼지 이 3가지였다. 그래서 대표 공약도 3가지다. 미세먼지를 해결하고자 지하철 역사 320곳, 중앙 버스정류장 356곳을 합쳐 670여곳에 미세먼지 프리존을 만들겠다. 이 공약을 발표했더니 박 시장이 베끼더라. 박 시장은 지난 7년간 뭘 한 거냐. 할 수 있는데 안 한 거 아니냐.
→일자리 공약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이 뜬다 해서 어디에서나 그 사업을 해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를 실현할 인적, 물적 자원이 있어야 한다. 홍릉에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산림과학연구원 등 우수한 대학과 국책연구소, 기술이 모여 있다. 이런 곳을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해 다양한 실험을 규제 없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적 자원과 기술이 있으니 얼마든지 활성화할 수 있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공약의 방향은.
-강남과 강북의 격차는 강북에 제대로 된 인프라 투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프라는 결국 교통과 주거다. 이 부분을 제대로 투자해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서울 개발의 전체적 방향이다.
→국가도 계획 중인 ‘온종일 초등학교’를 교육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국가는 2022년 시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왜 장기간 뒤로 미루는지 알 수 없다. 이걸 당겨 전격 실행하겠다는 거다. 3000억원의 예산이 예상되는데 1500억원은 서울시 예산으로 나머지는 교육청에서 충당하겠다. 낭비하는 예산을 생각하면 이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늘어난 시간만큼 교사 수요도 늘어나게 된다. 이 자체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진다는 얘기다. 교육 내용도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코딩 교육으로 하게 되면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본다.
→경쟁 후보에 대해 평가해 달라.
-박 후보는 디테일에 강하고 디테일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큰 비전 없이 부분만 변화를 시도했고 부작용이 많이 생겼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다.)
→영입 인사 1호 탈당과 송파을 공천 잡음 등에 대해 한 말씀.
-송파을은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그만큼 당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가장 중량감 있고 승산 있는 후보를 내세워 달라는 요구다. 영입 인사를 비롯해 함께했던 많은 사람에게 제3의 길(기득권 양당 타파의 길)이라는 힘든 선택을 강요해 버린 게 됐다. 여기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과 드루킹 댓글 공격을 동시에 당한 정치인이기도 한데.
-기득권 양당과 싸우려고 정치를 시작했다. 편하게 정치하려 했다면 어느 한편에 속해 있었을 거다. 정치 시작한 5년 반 동안 양쪽에 의해 이미지 훼손을 너무 심하게 당하다 보니 많은 분이 안철수라는 사람이 변했다고 느끼신다. 드루킹 사건을 보며 여론 왜곡이 심했구나, 오해하고 있었구나, 시민들께서 그렇게 봐주실 거라 믿는다. 내 초심은 변한 게 없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8-05-23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