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인터뷰·SNS 소통·렌즈 사인… ‘정현 신드롬’에 빠졌다
한재희 기자
수정 2018-01-26 11:29
입력 2018-01-25 22:40
왜 정현에 열광하나
SNS 글마다 ‘하트’ 2만~3만개신세대식 소통 팬들 폭발적 반응
‘충 온 파이어’ 등 렌즈 사인 화제
오늘 무슨 문구 적을지 벌써 촉각
멜버른 EPA 연합뉴스
정현은 신세대답게 SNS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25일에는 인스타그램에 “아직도 안 끝났음을 알려 드린다. 내일은 저를 위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고 적었고, 이틀 전엔 자신의 우상이었던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와 손을 맞잡은 사진과 함께 “아직 안 끝난 거 아시죠? 미스터 충 계속 갑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전부터 꾸준히 SNS로 소통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정현의 호주오픈 약진과 발맞춰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글마다 2만~3만개의 ‘하트’(글이 마음에 들면 누르는 버튼)가 쏟아지고 댓글도 수천개가 달린다.
거침없는 영어 인터뷰도 화제다. 본래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지만 최근 1~2년 사이 ‘프리즌 브레이크’나 ‘모던 패밀리’ 같은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회화 공부를 했다고 한다. 8강전을 마친 뒤 긴장한 기색 없이 “마지막 포인트를 앞두고 세리머니를 뭐로 할지 생각했다”고 말하거나, 16강전에서 “나는 조코비치보다 어리기 때문에 2시간 더 경기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정현의 인터뷰 영상은 ‘돌려 보기’ 열풍을 낳고 있다.
미국 CNN은 안경 때문에 붙여진 정현의 별명 ‘교수님’을 언급하며 “정현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입증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이미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준준결승에 올랐던 정현은 준결승 진출로 다시 한번 기록을 썼다”며 “이제 정현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메이저대회 결승(2014년 US오픈)을 경험한 니시코리 게이(29·일본)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도 “정현이 페더러와 상대하려면 전력 질주하고, 찌르고, 또 들이받아야 한다. 그가 페더러와의 경기에 앞서 (금메달을 따냈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복식 결승전을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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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EPA 연합뉴스
26일 ‘황제’ 로저 페더러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맞붙는 정현이 전날 멜버른 파크의 가든 스퀘어에 세워진 ‘AUS OPEN’ 조형물 위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멜버른 로이터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CNN 홈페이지 캡처
정현이 24일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4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을 상대로 승리한 뒤 1993년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던 미국 테니스 스타 짐 쿠리어와 인터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이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97위)를 상대로 점수를 딴 뒤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018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한 정현
AFP 연합뉴스
정현이 24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을 3-0으로 누른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그는 코트를 나오면서 카메라 렌즈에 ‘충 온 파이어!’라고 썼다. ‘충’은 자신의 성(姓)을 영어로 표기한 ‘Chung’을 그대로 읽은 것이고, 상승세를 탄 자신의 모습을 ‘온 파이어’(on fire·불붙다)로 표기한 것이다.
멜버른 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8강전 정현과 테니스 샌드그렌와의 경기에서 정현이 이긴 후 정현의 어머니(오른쪽)와 형이 축하해주고 있다. 정현의 어머니가 자신을 소개하는 정현에게 팔로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멜버른 로이터 연합뉴스
정현이 24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8강전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와의 경기가 끝난 후 팬에게 싸인을 해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테니스 팬들이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준준결승 정현과 테니스 샌드그렌의 경기를 시청하며 정현 선수를 응원을 하고 있다. 2018.1.24.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8강전 정현과 테니스 샌드그렌의 경기를 보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18.1.24/뉴스1
멜버른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2018-01-22
신화=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기자회견하는 정현.
AP=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절하는 정현.2018-01-22
AP=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최선을 다하는 정현 모습. EPA=연합뉴스 2018-01-22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환호하는 정현.
EPA=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AP=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AP=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8-01-22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AP=연합뉴스
세계랭킹 58위의 정현(사진) 선수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다. EPA=연합뉴스 2018-01-22
조코비치 인스타그램 캡처
jtbc 방송화면 캡처
안민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현 신드롬’은 유통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에 따르면 정현이 세계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를 꺾고 16강전에 진출해 관심을 끌기 시작한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테니스화, 테니스 장갑 등 관련 용품의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134%가량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테니스복이 176%, 테니스 가방이 52%, 테니스 라켓이 24% 각각 상승했다. 정현이 경기 중 착용한 의류와 고글 브랜드인 ‘라코스테’와 ‘오클리’의 키워드 검색 횟수도 전주 동기 대비 각각 7%, 10% 늘었다. G마켓도 지난 20~24일 테니스용품의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8%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8-01-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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