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천사·모녀 3代 떠난 날 빗줄기 속 눈물바다 된 제천

이정수 기자
수정 2017-12-25 14:25
입력 2017-12-24 22:20
“한 집 건너면 다 아는 이웃인데” 제천 전체가 탄식·추모 분위기
합동분향소 사흘간 2000명 조문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나흘째인 24일 슬픔을 가눌 길 없는 유가족의 마음을 대변하듯 하늘에선 종일 눈과 비가 번갈아 내렸다. 사망자 29명 중 19명의 발인식이 진행된 이날 장례식장과 분향소 등에는 제천 시민들의 눈물과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
제천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서울의 한 여대에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한 김다애(18)양의 영결식은 보궁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김양이 누운 관이 장례식장을 빠져나오자 가족과 친구들은 참던 울음을 터뜨렸다. 김양의 어머니는 “다애야. 다애야. 어떻게 키운 딸인데…”라고 외치고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봉사 천사’로 통한 정송월(50)씨의 발인도 이날 엄수됐다. 정씨는 지역 봉사단체에서 일하며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가 하면 급식봉사와 연탄봉사 등에도 솔선수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 반모(27)씨는 “평소에 새벽에 운동을 하시는데 그날은 점심에 식당 단체손님이 있어 오후에 헬스장에 가셨다”며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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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건물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양소가 있는 제천체육관 내 유가족 대기실 천막에 한 유가족이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충북 제천시 장례식장에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가족과 조문객이 영결식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2017.12.25 연합뉴스.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체육관에는 24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24일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슬퍼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희생자 발인이 진행될 24일 오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족 대표 류건덕씨가 25일 희생자인 아내 이항자씨의 유품을 공개했다. 2017.12.25 [류건덕씨 제공 = 연합뉴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나흘째인 24일 오전 충북 제천서울병원에서 할머니 김현중씨, 딸 민윤정씨 손녀 김지성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단란했던 3대는 지난 21일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함께 목욕탕을 찾았다가 비극을 맞았다.
연합뉴스
복합스포츠센터 건물 화재로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시내 곳곳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나흘째인 24일 오전 충북 제천서울병원에서 할머니 김현중씨, 딸 민윤정씨 손녀 김지성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단란했던 3대는 지난 21일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함께 목욕탕을 찾았다가 비극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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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충북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연호 기자 tpgod@es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4일 오전 이낙연 총리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방문, 이시종 충북지사와 함께 침통한 표정으로 참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분향소에는 궂은 날씨에도 슬픔을 나누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고 현장 건너편에 거주하는 김윤미(43)씨는 “부모님이 아시는 분들이 많이 돌아가셨다. 제천 주민들 모두가 한참 동안 힘들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함께 온 딸 이지민(14)양은 분향소 앞에 마련된 게시판에 ‘부디 편한 곳으로 가길 기도합니다’라고 적은 메모장을 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4000명이 넘는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았다. 제천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고 유가족들과 합의될 때까지 당분간 이를 유지할 방침이다.
제천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7-12-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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