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진앙 주변 국내 첫 ‘액상화’ 확인

정현용 기자
수정 2017-11-20 06:57
입력 2017-11-19 22:54
국내 활성단층 조사 손문 교수팀
“2㎞ 반경서 흔적 100여곳 발견, 건물 물위에 뜬 상태… 피해 가중”공식 확인 땐 내진설계 강화해야
포항 뉴스1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정부 의뢰로 국내 활성단층 지도 제작 사업을 하는 손문 부산대 지질연구학과 교수팀은 포항 진앙 주변 반경 2㎞ 내에서 흙탕물이 분출된 흔적 100여곳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액상화라는 용어는 1964년 일본 니가타에 규모 7.5의 강진이 일어났을 때 처음 나왔다. 땅이 액상화하면 지반이 늪과 같은 형태로 변해 건물이나 구조물의 붕괴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당시 니가타현에서 아파트가 무너지는 등 큰 피해가 일어나 26명이 사망하고 447명이 부상당했다. 손 교수는 “활성단층 조사를 하다가 지진이 발생해 연구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액상화가 발생하면 지표면 위 건물이 일시적으로 물위에 떠 있는 상태가 된다”며 “기울어진 포항의 대성아파트처럼 많은 건물이 액상화 영향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교수팀은 최근 지진 현장을 점검하며 지진 발생 당시 진앙 주변 논밭에서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올랐다’는 주민 증언도 확보했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이곳은 바싹 말라 있는 상태였다.
이번 조사에서 액상화 현상이 공식 확인되면 국내 각종 내진설계 기준 강화가 불가피해진다. 행안부 관계자는 “내진설계는 액상화를 고려해 마련하게 돼 있다”면서 “만약 액상화가 있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면 액상화 수준을 미리 계산해 지반을 보강하는 등 내진설계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액상화 현상이 나타난 지역에서 건물을 지으려면 땅속 깊숙한 암반에 기초를 고정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7-1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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