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에 ‘졸업여행’, 공연도 줄줄이 취소·연기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수정 2017-11-16 14:01
입력 2017-11-16 11:42
하나투어, 수험생·학부모·형제 한해 취소 수수료 면제

전북 전주의 한 고등학교는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 격려 차원으로 계획했던 졸업여행을 취소할지 고심하고 있다. 이 학교는 오는 20일 수험 공부로 지친 고3 학생을 위해 서울 롯데월드로 졸업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여행사를 통해 놀이공원 입장권을 대량 예매하고 버스를 대절했다.
수능 연기, ‘버렸던 문제집을 찾아서’
수능 연기, ‘버렸던 문제집을 찾아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버렸던 문제집을 다시 찾고 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 북구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이날로 예정돼 있던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수험생 안전 등의 이유로 일주일 연기돼 오는 23일 실시된다. 2017.11.16/뉴스1
하지만 16일로 예정됐던 수능이 전날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연기되면서 졸업여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학교는 졸업여행 일정을 미루거나 계획된 학사일정과 겹친다면 취소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여행 계획을 짜고 참가 희망 인원도 조사했는데 허탈하다”며 “마지막 학창시절 추억을 쌓을 기회를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선 고등학교들도 수능 후 예정됐던 졸업여행을 취소 혹은 연기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포항 지진 여파로 초래된 유례없는 ‘수능 연기’ 사태에 여행사도 발 빠르게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나투어는 교육부가 수능 연기를 발표한 직후 내부 회의를 거쳐 패키지여행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해당 여행사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인원은 모두 4만 9200여명이다.

이중 수험생과 수험생 학부모·형제가 20일까지 여행 취소를 접수하면 30일 전에 출발하는 상품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5만명에 달하는 인원 중 수험생과 그 가족의 수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며 “자연재해로 인한 수능 연기에 울상을 지을 분들에게 금전적 손해까지 떠안기지 않도록 하려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서울 종로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버린 참고서를 찾기 위해 분리수거함을 뒤지고 있다. 2017.11.1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서울 종로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버린 참고서를 찾기 위해 분리수거함을 뒤지고 있다. 2017.11.1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2018학년도 대입 수능이 연기된 16일 서울 중구 중림동 종로학원 옥상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버렸던 문제집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수능 연기, ‘버렸던 문제집을 찾아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버렸던 문제집을 다시 찾고 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 북구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이날로 예정돼 있던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수험생 안전 등의 이유로 일주일 연기돼 오는 23일 실시된다. 2017.11.16/뉴스1
지진 대피소에서 수능 공부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뒤 주민들이 대피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서 한 고3 학생이 수능시험 공부를 하고있다.2017.11.15
연합뉴스.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자 16일 오전 서울 중구 종로학원으로 다시 나온 한 수험생이 자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서점이 1주일 동안 추가로 공부할 참고서와 모의고사 문제집을 사러 온 고 3 수험생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광주시교육청 26지구 20시험장으로 지정됐던 광주 서구 화정동 광덕고등학교 정문이 16일 잠겨있다. 교육부는 경북 포항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이날 치를 예정이었던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했다.
연합뉴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광주시교육청 26지구 20시험장으로 지정됐던 광주 서구 화정동 광덕고등학교 정문에 16일 수능 연기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교육부는 경북 포항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이날 치를 예이었던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16일 오전 세종시 성남고등학교 고사장의 교실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청주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수능 문답지 보관 장소에 경찰관이 철통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경상남도교육청 88(창원)지구 제23시험장으로 지정됐던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여자고등학교 입구에 수능 연기가 됐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교육부는 포항에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이날 시행될 예정이었던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했다. 사진은 학교 교직원이 안내문을 확인하는 모습.
연합뉴스
16일 오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경상남도교육청 88(창원)지구 제18시험장으로 지정됐던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고등학교 시험실이 문이 닫힌 채 불이 꺼져 있다. 교육부는 포항에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이날 시행될 예정이었던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16일 오전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가 수능시험장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고사장이 찾는 이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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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16일 오전 수험 학교인 이화여자외고에 한 수험생이 공부하기 위해 등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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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된 가운데 16일 오전 전남 여수시 선원동 여천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가 수능시험장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광주 북구 고려고등학교에 공부하기 위해 등교한 고3 수험생들이 복도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시험장에서 관계자들이 시험 안내문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시험장에서 관계자들이 수험생 유의사항 안내문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청주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수능 문답지 보관 장소에 경찰관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부산의 한 시험장에서 관계자들이 수험생을 위해 부착해둔 고사장 배치도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광주 북구 고려고등학교에 교사가 고3 수험생들의 수험표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과 단체 등이 계획한 각종 이벤트와 공연 등도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전북은행은 ‘고3 수험생 힐링데이’ 행사를 열어 공연관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수능 연기로 이를 취소했다.

대신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려운 이웃과 홀몸 노인 등에게 혜택을 주는 쪽으로 선회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수능 연기로 당초 계획했던 수험생 이벤트를 취소하고 주변 이웃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다음 주에 수능이 끝나면 수험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18일 전주 바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수험생을 위한 힐링 드림콘서트’도 연기 여부를 논의 중이다.

주최 측은 시험을 치르느라 고생한 수험생을 위해 마련한 공연인 만큼, 장소와 일정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전북도는 수험생 등을 위한 관광 체험 이벤트를 취소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

도는 17일부터 2주 동안 명소를 방문한 관광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감문을 작성하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수험생의 관광지 방문이 늘어날 것이라는 자체 분석에 따라 수능을 전후해 이벤트 기간을 정했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수험생에게 초점을 맞춰 계획을 세웠지만, 일반 관광객도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반응이 좋으면 수능이 끝난 이후에도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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