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의 ‘고백’…10명 중 9명 “고객 이익보다 실적되는 상품 판매”

최선을 기자
수정 2017-08-24 01:38
입력 2017-08-23 23:04

금융노조 14개 은행 3만명 설문

은행원 10명 중 9명은 고객 이익보다 본인의 실적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팔았다고 고백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14개 은행 직원 3만 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고객 이익보다는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 실적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87%에 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실적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사례(복수응답)를 물은 결과 ▲가족·친구·지인 등에게 강매(75%) ▲고객 의사와 무관한 은행 전략상품 판매(65%) ▲KPI 평가점수가 높은 상품 우선 추천(59%) 등의 답변이 나왔다. 실적 때문에 은행원이 신규 가입한 사례도 40%였다.

실적 중심의 상품을 판매한 이유는 ▲과도하게 부여된 목표(66%) ▲은행 수익을 우선시하는 인사평가제도(56%) ▲단기 실적 위주의 평가제도(54%) ▲캠페인·프로모션·이벤트 등 추가 목표 부여(50%) 등으로 나왔다.


금융노조는 “KPI 항목의 62.6%가 신규 상품 판매에 관한 것이었다”며 “과도한 실적 경쟁으로 금융 소비자는 불완전판매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평가 시스템을 폐지하고 연중 캠페인과 프로모션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7-08-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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