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인상’ 고민… 8·2대책 약발에 달렸다

장세훈 기자
수정 2017-08-08 02:04
입력 2017-08-07 23:34

규제 효과 없으면 시기 당길 듯

위축 땐 대출자 이자 부담 커져
시장선 “내년 상반기에나 인상”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기준금리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이 ‘추가 카드’라면 금리 인상은 ‘최후 카드’로 인식될 정도로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8·2 대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으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반대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넘어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7일 한은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31일 열린다. 이어 10월과 11월 등 올해 안에는 모두 세 차례 회의가 예정돼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결정 이후 14개월 연속 동결해 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6월부터 뚜렷한 경기회복세를 전제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동결, 내년 상반기 인상’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8·2 대책의 효과다. 세금·대출·청약 등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3중 핀셋 규제’가 제대로 먹히지 않으면 금리 인상이라는 ‘전방위 규제’를 꺼내 들 여지도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데다,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부동산 과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금리 인상이 전격적으로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내수 소비가 살아나면 몰라도 부동산 시장 안정만을 내세워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명분이 다소 약하다. 금리 인상이 신규 대출을 줄일지는 몰라도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이는 저소득층 대출자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반대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8·2 대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넘어 실물경기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얘기다.

결국 한은이 오는 10월 내놓을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금리 흐름을 판단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물경기 자체만 놓고 보면 금리 인상 여력이 있는 상황은 아니며, 오히려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라면서 “(지난달 성장률 수정 때 반영하지 못한) 추경 효과와 실물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7-08-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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