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품 있을 수 있는 펄, 사람·장비가 밟고 다닐텐데”

박기석 기자
수정 2017-04-04 00:23
입력 2017-04-03 22:36
세월호 둘러본 희생자 가족들 “인양과정 훼손 생각보다 심각…진상 규명 제대로 될지 의문”
“거치·수습 작업 사전 준비 부족희생자 가족들과 협의 거쳐야”
세월호가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지 사흘이 지난 3일 처참한 선체를 직접 본 희생자 가족들은 몹시 불안해했다. 선체 훼손이 생각보다 심해 미수습자 수색과 참사 진상 규명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선체가 목포신항에 접안할 때 선체의 밑부분만 봤을 뿐 유가족들이 선상을 포함해 전체 모습을 둘러본 것은 처음이었다. 희생자 이영만(단원고)군 어머니 이미경씨는 “선체 윗부분은 처음 봤는데 마치 불에 탄 듯 폐허가 된 모습이었다”며 “선체 훼손이 심해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동원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팀장은 “인양 과정 중 선체에 구멍을 뚫은 곳이 의외로 많고, 선체를 리프팅빔에 올리면서 많이 찌그러지는 등 훼손이 심각하다”며 “선체 부식도 굉장히 빨리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인 장 팀장은 지난 1일부터 유가족 일원으로 세월호 인양 및 수습 작업을 참관하고 있다.
장 팀장은 선체의 육상 거치 및 수습 작업이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펄 제거 작업을 하면서 사람과 장비가 유류품이 있을 수도 있는 펄을 밟고 지나야 하는데 이를 방지할 대책이 없다”며 “최근 발견된 유류품을 보존 처리할 시설도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작은 유해 하나라도 찾고 싶은 심정일 텐데 작업 과정을 보면 조마조마하다”고 설명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와 선체조사위원회가 선체 거치 및 수습 작업을 할 때 작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신들과 협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 1일 육상 거치 준비 작업 중 선체 좌현 램프에 달려 있던 포클레인과 승용차를 희생자 가족 및 선체조사위원회에 사전 통보하지 않고 제거해 비난을 받았다.
장 팀장은 “현재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대표가 하루에 두 번 제한적으로 작업 과정을 참관하고 있다”며 “선체가 육지에 거치되고 본격적으로 작업이 이뤄지면 작업 시간에 따라 유동적으로 참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목포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4-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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