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갔다가 봉변당할까 겁나” 취소 문의 빗발쳐

강신 기자
수정 2017-03-07 01:35
입력 2017-03-06 22:46
정부 “중국인 많은 곳 피하라”…충정로 ‘난타’ 새달부터 휴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심해지면서 이달 중 중국 여행을 계획한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여행사들은 중국행 취소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6일 직장인 전모(35)씨는 “18일 중국 상하이로 가족 여행을 갈 예정이었는데 취소했다”며 “중국인이 한국산 자동차를 부수는 동영상도 돌아다니고, 입구에 한국 손님 안 받는다고 써 붙인 중국 식당 사진을 보니 아내와 어린 딸을 데리고 갔다가 봉변을 당할 것 같아 겁이 났다”고 토로했다.
휴학 중인 대학생 김모(22·여)씨는 “2주 뒤에 친구와 칭다오로 여행을 가는데 주위에서 위험하다니 걱정된다”며 “취소를 고민하다가 수수료가 아까워서 그냥 가기로 했는데 현지인이 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일본인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업체들은 취소 문의 전화가 많다며 긴장한 채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국 여행을 가도 안전한지, 여행을 취소하면 위약금이 얼마인지를 묻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실제 중국에서 관광객 폭행 등 안전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니고 출국일에 임박해서 여행을 취소하면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해 아직 대규모 취소 사태는 없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자신의 사정으로 취소할 경우 출국일 보름 전에는 약 15%, 일주일 전에는 3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중국이 반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직후부터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항공 노선을 줄이거나 비자 발급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여행경보를 발령하지는 않았지만 한·중 관계를 고려하면 중국인들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 코스 중 하나인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제작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공연 관광시장의 대표주자 격인 ‘난타’는 전용관 중 가장 큰 규모인 충정로 극장을 4월부터 휴관하기로 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03-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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