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한미약품 내부정보 첫 유포자 추적 중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수정 2016-10-06 18:27
입력 2016-10-06 18:18

‘내부정보 유출 → 공매도→ 개미 피박’ 굳어지는 정황

한미약품의 악재성 공시가 카카오톡을 통해 사전 유출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내부 직원이 미리 시장에 정보를 퍼뜨리고 펀드매니저 등이 대규모 공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보가 부족한 개미(개인투자자)만 먼저 올라온 호재성 공시를 보고 한미약품 주식을 샀다가 피눈물을 흘렸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재발 방지를 약속한 한미약품은 내부 정보 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양치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매도 공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에도 직원이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부당이득을 챙겨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3월 19일 미국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78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는데, 연구원 노모(28)씨가 미리 알고 대학 동문인 증권사 애널리스트 양모(31)씨 등 지인들에게 알렸다. 노씨와 양씨는 공시 발표 전 주식을 사 각각 8700만원과 1억 47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양씨는 또 펀드매니저 12명에게 정보를 전했고, 이들도 같은 방법으로 261억원의 이득을 얻었다. 노씨와 양씨는 구속기소돼 지난달 2심에서 각각 징역 8개월과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미약품은 검찰이 노씨 등을 기소한 지난해 12월 “내부 정보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10개월도 되지 않아 다시 사건이 터져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한미약품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 계약 수출이 해지됐다는 공시를 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일부 주식 투자자 사이에선 ‘한미약품이나 한미사이언스는 내일 건들지 마라. 계약 파기 공시가 나온다’ 등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이 나돌았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한국거래소는 이런 제보를 접수하고 첫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으며, 한미약품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검찰에 복원을 의뢰했다. 다음주 중 결과를 건네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정보 유출 당시 펀드매니저들은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2차 이후 정보 수령자에게도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법령이 개정돼 이번 사건에 연루된 펀드매니저가 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



금융위는 공매도와 공시 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임 위원장은 ‘공매도 공시가 3거래일 이후 이뤄져 효과가 없다’는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공매도 주체 상당수가 외국계라 시차가 발생하고 정확한 공시를 위한 정리 시간도 필요하다”며 “헤지펀드 등 공매도 실제 주체를 밝히는 것도 시장감시 여건과 외국 사례 등을 감안했을 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10-0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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