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해운대 교통사고 원인 뇌전증? 아직 단정할 수 없어”
오세진 기자
수정 2016-08-02 15:23
입력 2016-08-02 15:23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자동차를 시속 100㎞로 몰아 사상자 24명이 나온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뇌전증’(간질) 환자인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아직까지는 뇌전증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가해자가) 일관되게 ‘(사고를) 기억을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가해자에게) 뇌전증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사건이 바로 그것 때문인지는 지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자 김모(53)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16분쯤 부산 해운대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 신호등이 파란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덮치고 마주 오던 차와 충돌해 3명을 숨지게 하고 21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해운대서 관계자는 “(사고 발생 위치로부터) 한 500m 후방에 큰 신호등이 하나 있는데, 이쪽부터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병원에 도착해서야 깨보니까 병원이라는 정도만 기억을 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9월 뇌전증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했고, 그로부터 두 달 뒤에 의사가 뇌전증에 따른 약을 처방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는 “운전을 하다가 깜빡깜빡 정신을 잃는 경우가 있다고 상담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1993년 2종 보통면허를 취득하고 2008년 1종 보통면허로 변경해 운전을 해왔다. 지난달 면허갱신을 위한 적성검사를 통과하고 자동차 면허를 갱신했다. 뇌전증 질환 판정을 받고도 운전면허를 취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혹시 이 사고를 벌인 후에 일부러 지금 질환이 있는 것처럼 속이려고 말할 가능성은 없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해운대서 관계자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면서 “그럴 개연성도 있고 아닌 개연성도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문을 열어놓고 조사를 해야한다. 지금 그것(뇌전증) 때문에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뇌전증 질환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이 사건이 바로 뇌전증 때문에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뇌전증과 이 사건이 인과 관계가 명확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상태”라면서 “수사를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래 기행 운전을 즐겼던 사람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 관계자는 “그 정도 하려면 그만한 동기가 있어야 되는데, 현재로서는 동기로 짐작되는 것은 찾지 못했다”면서 수사를 계속 해봐야 파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운대서는 김씨를 상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관련기사
-
해운대 광란의 질주 뇌전증 운전자, 어떤 처벌 받을까?
-
경찰, 장애판정 ‘뇌전증’ 환자 운전면허 수시 적성검사 실시 추진
-
해운대 ‘뇌전증’ 질주 피해자 보상문제 어떻게 되나
-
경찰, 해운대 교통사고 운전자 뇌전증 확인···“하루라도 약 없으면 안되는데···”
-
해운대 교통사고 운전자 ‘뇌전증’ 의심…허술한 정신질환자 면허 제한
-
해운대 교통사고가 순식간에 앗아간, ‘착하고 묵묵했던’ 母子의 삶
-
“어려운 형편에도 씩씩한 아이였는데···” 해운대 교통사고가 앗아간 소년의 꿈
-
해운대 ‘광란의 질주’ 교통사고 목격자 “갑자기 폭탄터지는 소리…아수라장”
-
해운대 교통사고 가해자 ‘뇌질환’ 앓고도 사고 당일 약 안 먹어
-
‘사상자 17명’ 해운대 교통사고 가해자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
해운대 도심서 외제차 100㎞ 질주… 17명 사상
-
해운대 교통사고, 외제차 ‘광란의 뺑소니’ 보행자 덮쳐 …3명 사망 14명 부상
-
“교차로 난입 차량에 ‘쾅’ 충격 후 360도 빙 돌다가 또 ‘쾅’”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