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테스트’ 뚫은 단 한 명의 여전사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수정 2016-06-06 22:40
입력 2016-06-06 22:34

한국판 ‘G.I. 제인’ 육군 정지은 중위

한·미 최정예 전투원 시험 모두 합격
美 최고 전사 자격 취득한 최초 여군

정지은 중위가 한·미 연합사단 주최 우수보병 경연대회에 참가해 ‘엎드려 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육군 제공
‘G.I. 제인’은 한 여군(데미 무어)이 최고 전사로 태어나는 과정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다. 그 ‘G.I. 제인’이라 불릴 만한 여전사가 한국에서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군과 미군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을 잇달아 취득한 30사단 예하 기계화보병대대 소대장 정지은(26) 중위. 정 중위는 지난해 11월 육군 최정예 전투원 2기 자격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데 이어 지난달 한·미 연합사단이 주관한 우수보병휘장(EIB) 자격시험에서 합격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육군은 6일 “우리 육군이 최정예 전투원 자격화 제도를 시행한 이후 한·미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에 모두 합격한 사람은 정 중위가 최초”라면서 “미군에서도 최정예 전투원 자격을 얻은 여군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과 EIB 자격시험은 체력과 전투기술을 겸비한 전사(戰士)를 가리기 위한 시험으로, 체력검정, 사격, 급속행군 등 혹독한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정 중위는 지난달 8∼26일 한·미 연합사단 캠프 케이시에서 진행된 EIB 자격시험에서 한국군 합격자 21명 가운데 여군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험에는 한미 양국 보병 전투원 630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군은 50명이었다. 미군에서도 EIB 자격을 딴 여군은 아직 없다. 미군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여군에 보병 병과를 개방했기 때문이다. 보병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EIB 자격시험은 ‘지옥의 테스트’로 통하며 시험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합격률이 13~15%밖에 안 된다.

우리 육군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도 기준이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정 중위가 참가한 지난해 11월 최정예 전투원 2기 자격시험의 경우 85명이 참가했으나 정 중위를 포함해 4명만 합격했다. 이들 가운데 여군은 정 중위가 유일했다. 정 중위는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과 EIB 자격시험에 참가하고자 매일 정확한 자세로 윗몸 일으키기와 팔 굽혀 펴기를 200회씩 했고 7㎞ 이상 산악구보를 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했다. 정 중위는 6일 “힘들 때마다 30사단 구호인 ‘아이 캔 두’(나는 할 수 있다)를 속으로 외치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용인대 경찰행정학과를 나온 정 중위는 태권도 3단, 유도 3단이며 2012년 전국 여자 신인복싱선수권대회에서는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장교 합동 임관식에서는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6-06-0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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