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장관, 첫 쿠바 방문… 반세기 ‘빗장’ 풀리나
강병철 기자
수정 2016-06-06 00:39
입력 2016-06-05 22:50
윤병세, ACS 정상회의에 참석
양국 관계 정상화 기대감 확산… ‘北 형제국’ 통해 대북압박 효과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우리나라 외교장관으로서는 최초로 4일(현지시간) 쿠바를 전격 방문해 이틀간 일정에 들어갔다. 미수교국인 쿠바를 외교장관이 직접 찾으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히 커져 가고 있다. 더불어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쿠바와의 접촉을 통해 북한의 고립감을 키우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바나 공동취재단
애초 윤 장관은 ACS 측의 초청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및 프랑스 순방 수행을 이유로 일정상 힘들다며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을 대신 보냈다. 그러다 이날 프랑스 순방 직후 쿠바를 ‘깜짝 방문’하면서 우리 정부가 이번 쿠바 방문을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외교부 장차관이 같은 일정에 참가하는 것도 흔치 않다.
쿠바는 전 세계에 4곳 남은 우리나라와의 미수교국 중 하나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 이후 우리와 관계를 단절했다가 2005년에서야 아바나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이 열려 접촉점이 마련됐다. 특히 2014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추진 발표 후 우리나라와의 관계 개선의 여지도 커졌다. 이번 윤 장관의 방문이 주목받는 이유다. 윤 장관은 이미 여러 차례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윤 장관의 이번 방문은 최근 정부가 이란, 아프리카 3국 등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보여준 대북 압박 외교의 연장선상으로도 볼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로서 ‘북한의 형제국’으로도 불리는 쿠바마저 우리나라와 손을 잡게 되면 북한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완전한 고립’에 놓이는 꼴이 된다. 그러나 성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쿠바는 최근까지도 계속 북한과 교류하며 친선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바나에서 기자들과 만난 윤 장관은 이번 방문에 대해 “박근혜 정부 들어 관계 개선을 위해 조용하지만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면서 “저의 방문 자체가 그런 것을 상징하는 것이며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어 양국 관계 개선 전망에 대해선 “노력해 온 것처럼 여러 분야에서 접촉의 면을 넓혀 서로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어떤 시점에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바나 공동취재단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6-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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