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균열 노리는 北 ‘조국통일 3대 헌장’

하종훈 기자
수정 2016-05-08 23:05
입력 2016-05-08 22:58
金 “미군 철수·평화협정 전환을” ‘자주·연방제 통일’ 일관성 강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7차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보고에서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하고 미군 철수를 요구하며 대남 평화 공세를 펼쳤다. 김일성 시대의 유물인 ‘조국 통일 3대 헌장’을 강조하며 남북 관계 개선을 제시했지만 결국 한·미 동맹의 균열을 노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김 제1위원장은 “온 겨레의 의사와 요구가 집대성돼 있고 실천을 통해 그 생활력이 확증된 조국통일 3대 헌장을 일관하게 틀어쥐고 통일의 앞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면서 “북남 군사당국 사이에 회담이 열리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충돌 위험을 제거하고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것을 비롯해 호상(상호) 관심사들을 포괄적으로 협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8일 전했다. 그는 “미국은 시대착오적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침략군대와 전쟁장비들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통일 3대 헌장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에서 제시된 ‘조국통일 3대 원칙’, 1980년 10월 6차 당 대회에서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9기 5차회의에서 제시된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이다. 이는 모두 김일성 시대에 제시했던 ‘민족 자주’와 연방제 방식의 통일을 고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남한에 흡수통일 야망을 버릴 것과 대북 정책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회담 제의는 우리 정부의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을 전제로 한 것이나 결국 미군 철수와 연계시켜 한·미 동맹의 균열을 노리고 총선에 패배한 현 정부보다 차기 정부에 기대하겠다는 의지로도 분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남북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박근혜 정부가 아닌 차기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입장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은 당 대회 이후 대화 공세를 통해 평화를 주장하거나 북한과 미국 간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라고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05-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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