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소법원이 경기 도중 잦은 충돌로 뇌를 다친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은퇴 선수들에게 10억달러(약 1조 1440억원)를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순회 판사 토머스 암브로는 NFL 사무국과 만성 외상성 뇌변증(CTE)의 잠재적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은퇴 선수 5000여명을 대변하는 그룹의 화해 조정안이 불완전하지만 공평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현역 선수들에게는 해당하지 않으며 잠재적으로 NFL에서 뛴 2만 1000여명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하지만 NFL이나 선수 그룹이나 판결에 대한 코멘트를 거절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이들 5000여명 그룹은 NFL이 반복되는 뇌 트라우마의 위험성을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는 주장을 성공적으로 관철시켰다. 이제 NFL 고위 간부들도 풋볼의 뇌 트라우마와 CTE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 CTE는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발생할 수 있으며 우울증과 공격성, 기억상실, 치매 등이 유발된다. 보스턴대학의 CTE 센터는 2008년부터 사망한 운동선수나 참전용사의 뇌를 분석해 오고 있는데, 247명의 사망자 중 175명이 CTE 환자였다. NFL 선수의 경우 92명 중 88명이 CTE로 판명됐다. 문제는 지금까지 이 병의 치료법은커녕 진단법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오직 부검을 통해 CTE 여부를 알 수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CTE 진단법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몇몇 연구진은 혈액과 타액, 척수액으로 CTE의 징후를 찾고 있고, 다른 연구진은 CTE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타우(tau) 단백질을 마커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