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친부, 시신 둔 채 ‘정관복원 수술’ 예약
김병철 기자
수정 2016-04-04 17:11
입력 2016-04-04 17:11
검찰서 “아내 몸을 빌어 원영이가 다시 태어날 거”고 뻔뻔하게 변명
7살 신원영군을 잔인하게 학대한 끝에 숨지게 한 친부가 원영이 사망 이틀 뒤 새 부인과 아이를 갖기 위해 전화로 정관수술 복원 수술을 예약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새롭게 드러났다.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부장 강수산나)는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를 살인·사체유기·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여간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는 등 학대하던 중 1월 31일 오후 1시쯤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원영이의 옷을 벗기고 찬물을 뿌려 방치해뒀다가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1일 오전 원영이가 숨진 채 발견되자 김씨는 신씨와 함께 시신을 베란다에 11일간 내버려뒀다가 같은달 12일 오후 11시 25분쯤 청북면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영이가 사망한 지 이틀 2월 3일 신씨는 한 비뇨기과에 전화를 걸어 “과거 정관수술을 했는데 복원할 수 있느냐”며 문의한 뒤 3월에 수술을 예약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신씨는 검찰에서 “아내(김씨)의 몸을 빌어 원영이가 다시 태어날 거라 생각했다. 새로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원영이로 지으려 했다”는 뻔뻔한 변명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원영이가 숨질 당시 신씨는 족발과 소주를 사서 김씨와 나눠 먹고 있었고, 당일 오후 11시 30분쯤에도 동네 슈퍼에 가서 술을 사온 사실이 드러났다. 오후 10시 30분에는 김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게임 아이템을 구입한 내역도 확인됐다. 아이가 죽음을 목전에 놓고 신음하고 있을 당시 친부는 술을 마셨고, 계모는 술과 함께 모바일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검찰 한 관계자는 “수사자료를 종합해 볼 때 두 부부는 아이가 사망하길 바란 것으로 보일 정도로 잔인하고 치밀하게 행동했다”며 “아이가 사망한 바로 다음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점이나, 며칠 뒤 아이를 갖기 위해 문의한 점 등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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