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례 14번으로 조정…김종인 동의 없이 비례후보 확정?

이슬기 기자
수정 2016-03-21 20:33
입력 2016-03-21 20:33
캐주얼 차림으로 자택 나서는 金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오전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서 승용차에 오르려 하자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달려들어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김 대표는 ‘오늘 비대위 회의에 참석 안 하느냐’는 질문에 “내 복장을 보면 모르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날 공개한 비례명부에 대한 거센 반발 속에 비대위가 21일 절충안을 마련하면서 해결을 실마리를 찾는 듯 했지만, 당무거부에 돌입한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임명한 비대위원들이 역풍을 우려해 김 대표의 동의 없이 중앙위에서 비례명부 확정 투표를 진행할 경우, 마치 ‘반란’과 같은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대위는 이날 김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을 비롯해 일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두고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김 대표가 불참한 채 회의를 열어 절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비대위는 김 대표의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고 논란이 된 박종헌 전 공참총장 비례대표 후보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수정안에는 기존처럼 후보들을 10명씩 칸막이로 나눠 순번투표를 하는 대신, 35명 중 미리 순번을 정한 7명을 제외하고서 중앙위가 28명에 대해 칸막이 없이 투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이런 의결은 김 대표의 동의 없이 이뤄졌으며, 언론에 새나가 보도가 될 때까지 김 대표에게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의결 전에 김 대표에게 보고가 됐느냐”는 질문에 “안됐다”고 답했다.

이후 이종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 한명과 함께 서울 남산의 한 호텔에서 김 대표를 만나 수정안을 수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요구를 승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절충안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김 대표는 비대위원들과 면담을 마친 후 아무런 언급 없이 자택으로 귀가했고, 중앙위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중앙위 투표는 오후 8시까지 두 차례나 연기됐다.

당내에서는 중앙위가 김 대표의 반대에도 수정안대로 투표를 강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수정안을 거부해도 중앙위가 투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비대위에서 의결했다”면서 의결된 절충안에 따라 투표를 강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이 경우 김 대표가 임명한 비대위원들이 당내 반발이나 여론의 역풍 등을 의식해 당 대표의 뜻을 거슬러 공천 순번을 결정하는 셈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이처럼 비대위원들의 자체 절충안에 대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임명한 사람들이지만 비대위원들의 행동에 대해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억지로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당내 반발이 워낙 심한데다, 후보등록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는 등 시간의 압박도 있어 비대위의 투표강행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이날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은 이날 여의도 당사를 찾아 홍창선 공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이번 비례 명단에 반발했다.

19대 청년비례 의원인 김광진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회견을 열어 “최소한의 민주성과 기본원칙 지켜지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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