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한구 ‘공천 칼춤’ 제동… 막판 ‘상징적 제스처’ 분석도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수정 2016-03-16 21:56
입력 2016-03-16 18:22

대표·공관위원장 정면충돌

 비박(비박근혜)계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정면충돌했다. 김 대표의 반격은 두 가지 가능성으로 해석됐다. 이 위원장이 거침없이 휘두르던 ‘공천 칼춤’에 침묵을 지켜 왔던 김 대표가 막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계파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박계 내부 반발 및 친박계와의 ‘공천 거래설’을 잠재우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주호영 “공천 탈락 억울” 새누리당 주호영(왼쪽)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김무성 대표의 손을 잡고 자신의 공천 배제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한구(오른쪽)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 내 공관위 회의실로 향하던 도중 20대 총선 대구 동갑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류성걸(왼쪽) 의원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반격의 명분은 이 위원장의 ‘우선·단수 추천 지역’ 공천이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악용되며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원칙이 훼손된 만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비박계와 친유승민계가 추풍낙엽처럼 날아간 공천 결과를 더이상 수용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전날 발표된 7차 공천자 명단에선 옛 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5선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3선 진영·주호영 의원 등 비박계 중진들이 대거 낙천됐다. 김 대표로서는 정치생명을 걸고 친박계는 물론 청와대를 향해 정면 결전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날 오후 늦게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김 대표는 “공천 심사 결과 일부가 국민공천제 취지에 안 맞고,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성·청년 등 우선 추천 지역의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재의 요청 지역을 밝힐 수 없다”고 하면서도 이재오·주호영 의원의 실명은 직접 언급했다. “원내대표를 두 번이나 하고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맞서 싸운 인물(이재오)”,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완수한 분(주호영)”이라고 평가하며 억울함을 대변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현역 의원이 있는데도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한 곳도 있다”고 지적한 것은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김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이한구표 공천’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공천 막바지에 와서야 당 대표로서 ‘상징적 제스처’를 보인 것은 공천 후폭풍 대비용 포석이라는 풀이도 나왔다. 사실상 당 대표가 공천 결과를 뒤바꿀 힘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가 재의를 요청해도 공관위에서 3분의2 이상 찬성 재의결하면 공천 결과는 확정된다. 최고위원회의가 최종 의결을 보류한 채 미공천 지역으로 남겨 둘 수 있지만 후보자 등록을 불과 1주일여 남겨 놓고 있어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설 수 없다.
 김 대표가 친유계를 잘라내는 대신 비박계는 살리는 쪽으로 친박계와 ‘정치적 타협’을 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전날 공천자 명단에서 김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김학용 의원은 단수 후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6-03-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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