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핑기구 “러시아 조직적 도핑”…러시아 반발

홍희경 기자
수정 2015-11-11 00:07
입력 2015-11-11 00:07
“냉전 시대 스포츠 체제 경쟁 연상시켜”
세계반도핑기구(WADA) 산하 독립위원회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당국의 묵인 하에 광범위하게 도핑을 했다는 보고서를 내자 10일 러시아가 강력 반발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러시아처럼 도핑이 만연했다는 게 러시아 주장의 골자다.전날 WADA 독립위원회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스포츠부가 선수들의 도핑을 묵인했고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도핑 사실을 은폐하는 등 조직적 반도핑 규정 위반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딕 파운드 WADA 회장은 “러시아의 도핑 실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면서 “과거 냉전 시대 동서 간 스포츠 과열 경쟁이 재현된 듯 했다”고 평가했다.
적발된 선수 중엔 2012년 런던 올림픽 육상 800m 금메달리스트인 마리야 사비노바도 포함됐다. WADA는 사비노바 등 선수 5명에 대해 영구 출전 금지 조치를 취하라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권고했고, IAAF는 러시아에 해당 선수들을 국제 경기에 자진 불참시킬 것을 제안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스포츠부 장관은 “러시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 역시 러시아와 비슷한 비율의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메달 수여까지 끝낸 뒤 도핑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반도핑기구 산하 모스크바실험실이 도핑 검사 샘플 1417개를 일부러 폐기했다는 WADA 지적에 대해선 “10년 동안이나 샘플을 보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모스크바실험실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육상경기연맹(ARAF) 측 역시 “러시아 선수들에게 국제경기 불참을 제안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러시아 선수 10명의 약물 사용을 눈감아 준 대가로 ARAF로부터 100만 유로(약 12억원)를 받은 혐의로 라민 디악 전 IAAF 회장이 프랑스에서 수사를 받는 등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정황은 여러 측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는 2012 런던올림픽 육상 종목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의 성적을 거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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