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사포·직사포 쏜 뒤 “대북 방송은 선전 포고” 서한 보내

하종훈 기자
수정 2015-08-21 00:11
입력 2015-08-20 23:54
北 서부전선 도발… 확전 가능성 고조
북한군이 20일 경기 연천 서부전선에서 포탄을 발사하고 48시간 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확전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군이 남한 지역에 고사포탄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10월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포를 쏜 이후 10개월 만이다.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에서 북쪽 지역으로 포탄을 발사한 것은 1973년 2월 철원에서 북한군과의 교전 도중 박격포와 105㎜ 곡사포를 발사한 이후 42년 만이다.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하지만 확인 작업이 끝나기도 전인 오후 4시 12분쯤 북한은 MDL에서 남쪽으로 700m 떨어진 DMZ 남쪽 지역으로 76.2㎜ 직사화기로 추정되는 포탄 수발을 재차 발사했다. 군은 오후 5시 4분쯤 MDL에서 북쪽으로 500m 떨어진 DMZ 북측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양측이 발사한 포탄은 모두 인원과 시설이 없는 지역에 떨어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1차 포격 이후 대응사격까지 1시간 11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첫 번째 포탄은 야산에 떨어져 확인이 되지 않았고, 두 번째는 소리만 들렸기에 현지 부대장이 부근 병사들을 대상으로 파악을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면서 “북한도, 우리도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두 차례 포탄을 발사한 도발 원점이 모두 DMZ 안쪽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2011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군 당국은 북한군이 다시 도발할 경우 현장에서 즉각 도발 원점을 타격하겠다고 천명해 이 공언이 화려한 수사에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인명 피해가 생겼으면 방침대로 했겠지만 이번에는 북한군이 사람이 없는 곳을 포격해 인명 피해가 없었다”면서 “현장 지휘관의 판단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선전포고”라면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서한 전달은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의한 상황 악화라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도 “북한은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 대북 방송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8-21 3면
관련기사
-
북한군, ‘준전시상태’ 돌입…미사일 도발 징후
-
국방차관 “대응사격 소요시간, 71분이 아니라 49분”
-
동부전선 대포병레이더에 이상궤적 포착돼 한때 긴장
-
북한 ‘48시간’ 최후통첩 시한은 오후 5시? 5시30분?
-
北, 통일부 장관 명의 ‘단호대처’ 통지문 접수 거부
-
북한군, 전방으로 화력 이동배치 움직임
-
朴대통령, 3군사령부 전격방문…北도발 서부전선 점검
-
북, 이번엔 미사일 도발징후…스커드·노동 발사 태세
-
국방차관 “北, 내일 11곳 대북확성기 시설 공격 가능성”
-
정부 “북한 대화의지 진정성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
‘확전자제론’ 문재인, 연천 대피소 달려가 ‘안보행보’
-
국회 국방위, 北포격도발 긴급 현안보고 연기
-
軍 작전지휘관 회의…”내일 오후 5시 이후 도발 가능성”
-
북한 ‘방송중단’ 최후통첩 22일 오후 5시 후 도발 수위는?
-
北 ‘제2의 도발’ 준비 정황…22일 오후 5시가 분기점
-
北, 또다시 화전양면 전술…남북관계 어디로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