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목요일에 마권 팔려다…제동 걸린 마사회 ‘꼼수’

장은석 기자
수정 2015-08-04 01:05
입력 2015-08-04 00:40

경마 없는 날 경마장 입장료 문의했다 “과세” 국세청 답변에 마권 예매제 접어

최근 한국마사회가 경마가 열리지 않는 매주 목요일에도 마권을 팔려다가 계획을 접었습니다. 국세청이 세법을 원칙대로 적용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마사회는 고객에게 마권을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검토했다고 설명합니다만 경마장에 손님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에서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3일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마사회가 공식적으로 ‘마권 예매 제도’ 도입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습니다. 경마가 안 열리는 목요일에 그 주 금·토·일요일에 열릴 경마의 마권을 팔려고 하는데 고객에게 세금을 걷어야 하는지 아리송했기 때문이죠.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 들어가려면 2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1000원은 개별소비세, 300원이 교육세입니다.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 입장하면 입장료 중 1300원을 세금으로 내는 셈입니다.

국세청은 단호했습니다. 경마가 열리지 않아도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 입장하면 법대로 세금을 내야 한다고 판단했죠. 경마도 못 보고 단순히 베팅만 하는 목요일 ‘손님’에게 세금을 걷기가 부담스러웠던 마사회는 예매 제도 도입을 잠정 보류했습니다. 마사회 관계자는 “주말에 돈을 따도 사람이 많을 때 당첨금을 받아 가기 꺼려하는 손님들이 다음 수·목요일에 경마장에 와서 돈을 찾는다”면서 “이때 마권도 같이 팔면 손님들이 편할 거 같아서 예매 제도를 도입하려 했는데 (세금 문제로 중단돼)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마사회의 속내는 목요일에도 경마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 커 보입니다. 현재 마권은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서 경마가 열리는 금·토·일요일에만 팔 수 있습니다. 인터넷, 모바일 판매가 2009년부터 금지됐기 때문이죠. 마권 발매액을 늘리려면 경마장에 손님을 더 채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마가 안 열리는 날에도 말입니다.

최근 경마는 ‘레포츠’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정부도 말 산업을 6차 산업으로 지정해 지원을 늘리고 있죠. 그러나 경마는 여전히 카지노와 함께 대표적인 사행산업입니다. 눈앞의 이익만 좇기보다는 건전한 경마 문화를 정착시켜 장기적으로 손님과 매출을 늘리는 게 경마 산업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5-08-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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