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년일자리 예산 빼고 지역민원 챙긴 국회

장진복 기자
수정 2015-07-22 02:57
입력 2015-07-22 00:08
본지, 추경안 세부 내역 분석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 등 지원이 절실한 예산은 뭉텅이로 빼버린 대신 지역구 민원과 관련된 푼돈 예산은 곳곳에 끼워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가 추경안을 제때 처리하더라도 예산이 자칫 엉뚱한 곳에 쓰여 추경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회사가 청년을 신규 채용하면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세대 간 상생고용’ 예산은 61억원, 육아기 여성이나 퇴직 후 중장년층을 위한 ‘시간선택제일자리’ 예산은 41억원이 삭감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수습과 가뭄 극복 등 추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삭감 이유였다. 여야는 그러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은 추경안에 욱여넣었다.
당초 정부안에 91억원이 반영됐던 문화관광축제 지원 예산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강원 원주 드라마페스티벌 등 9개 사업에 20억원을 추가로 증액해 총 111억원을 책정했다. 메르스 여파로 지역 축제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축제 예산이 메르스 대책 예산으로 둔갑한 셈이다.
특히 하천정비사업 예산으로 전북 군산 경포천 등 10개 사업 105억원이 여야 심의를 거치면서 추가됐다. 야당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여당의 선심성 예산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내세웠지만 정작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지역 SOC 예산을 밀어넣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쪽지 예산’도 어김없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들의 민원성 예산 확보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심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회의장은 정부의 추경안과 확정안 사이에 예결위원 중 누가 개입했는지를 공개하는 백서를 발행하고 국민들이 다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5-07-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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