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통령 또 어디 없나요

함혜리 기자
수정 2015-04-25 03:07
입력 2015-04-25 00:34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송병선 옮김/21세기북스/400쪽/1만 6000원

28년 된 낡은 자동차를 끌며 월급의 90%를 기부하는 대통령. 노숙자에게 대통령궁을 내주고,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지만 ‘철학자’로 불리는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현자’라고 칭송받는 대통령. 2009년부터 2015년 3월까지 재임한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에 관한 수식어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는 검소하고 친근한 카리스마로 새로운 지도자상을 보여 준 무히카의 일대기와 주요한 발언들을 담고 있다. 1999년 우루과이에서 초판이 출간된 뒤 무히카의 정치 인생과 궤를 함께하며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장기 베스트셀러다.


폭탄이 난무하고 유혈사태의 굉음이 끊이지 않는 혼란스러운 우루과이 정국에서 태어난 무히카는 1960년대 군사독재에 맞서는 게릴라 조직 투파마로스의 리더로 활동하다 1970년대 13년간 독방서의 수감생활을 거쳐 민중참여운동가로 거듭났다. 하원의원, 상원의원, 농축수산부장관을 지낸 후 2009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무히카는 재임기간 중 우루과이 사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스스로 검소하고 나누는 삶을 실천했다.

무히카는 65%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직을 마친 후 상원의원으로 돌아와 몬테비데오 외곽의 허름한 농가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아내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루시아 여사와 살고 있다.

책에는 힘과 용기를 주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천 번을 넘어질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용기를 내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인간의 삶이 특별한 것은 그 내용을 우리가 채워 나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치에서 첫 번째로 요구되는 것은 지적인 정직성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사회는 이 점을 인식해야 하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2015-04-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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