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붉은 折花…봄을 깨우다

이호정 기자
수정 2015-03-08 19:41
입력 2015-03-08 17:46

강진 백련사 동백꽃



봄이 오는 남녘의 길목.

겨우내 바다의 찬바람과 눈 속에서 붉게 타올랐던


강진 백련사의 동백꽃이 지고 있다.

꽃잎은 아직도 생생하건만,

때가 왔다는 듯 봉오리째 ‘똑’ 떨어진다.



‘떨어진 동백은 낙화(花)가 아니라 절화(折花)’라 했던가.

땅 위에 떨어져 또 한번 꽃을 피운다.

애절하고 처연한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다.

웃는 듯 우는 듯한 표정으로 동백을 노래했던 송창식의 노랫말처럼,

바람 한번 휘이~ 몰아쳐, 서러운 날 흘리는 눈물처럼 ‘후두둑’

그렇게 떨어지고 있다.

애틋한 사랑이 시들까, 아련한 기억들이 흩뿌려질까 두려워

스스로 가녀린 목을 꺾고 있다.

이호정 사진부장 hojeong@seoul.co.kr
2015-03-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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