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피습 파장] “이번 사건은 나 자신은 물론 美에 대한 공격”

이영준 기자
수정 2015-03-09 00:32
입력 2015-03-09 00:04
리퍼트, 병문안 김무성에 밝혀…문재인 “의연한 모습에 감동”
“빨리 낫고 소주 한잔 합시다. Go together(같이 갑시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Absolutely(꼭 그럽시다).”(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김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다. 김 대표는 리퍼트 대사에게 “대사는 물론 대사 가족들의 의연함에 한국 국민 모두가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종북 좌파들이 한·미 동맹을 깨려는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더 결속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번 사건은 저 자신은 물론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을 슬기롭게 극복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또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도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이날 오후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했다. 문 대표가 “아프지 않으냐”라고 묻자 리퍼트 대사는 “얼굴보다 손목 쪽에 더 통증이 있지만 매일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끔찍한 사건을 겪고도 침착하고 의연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함께 갑시다’라며 국민들을 위로해 줘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전화위복’이라는 사자성어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소개하자 리퍼트 대사는 “미국 속담에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해 모든 면에서 전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리퍼트 대사는 문 대표의 대표 당선을 축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리퍼트 대사가 피습 당일 수술에서 깨어난 뒤 했던 첫마디가 우리말로 “마비된 건가요. 괜찮나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익숙지 않은 한국어 사용으로 안면근육 마비가 올까 봐 ‘영어로 말해도 괜찮다’고 했음에도 리퍼트 대사는 거듭 우리말로 자신의 상태를 물었다”고 전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5-03-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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