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오동도 동백/문소영 논설위원
수정 2015-02-02 00:04
입력 2015-02-01 23:52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 덕분인지 여수를 떠올리면 왠지 아련하게 그리워진다. 가 본 적이 없는 도시다. 따뜻한 바닷바람이 가득한 여수의 밤바다를 ‘너’와 함께 손잡고 걷는다면 늙은 가슴도 다시 뛰고 시름을 잊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수많은 회사원의 야근 덕분에 아름답다는 서울의 야경과 달리 여수 밤바다에는 낡은 사진 같은 낭만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그리움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던 차에 여수에 갔다가 밤바다의 낭만을 누리진 못했지만 대신 붉은 동백꽃에 홀딱 반해 버렸다. 노란색 수술은 금가루처럼 깜찍한데, 노란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은 춘향이가 광나루에서 그네를 뛰는 모습에 넋을 놓은 이몽룡 같은 심사가 됐다고나 할까.
오동도에는 오동나무 대신 동백이 많았다. 봉황이 내려앉는다는 오동나무를 정권 교체를 우려해 고려말 신돈이 다 베어 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동백의 최대 군락지인 오동도는 10월부터 동백이 피기 시작해 4월이면 3600여 그루의 동백으로 온통 뒤덮인다. 꽃잎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야 할 지경이 된단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붉게 피어난 동백꽃에 봄이 뛰어올 것만 같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오동도에는 오동나무 대신 동백이 많았다. 봉황이 내려앉는다는 오동나무를 정권 교체를 우려해 고려말 신돈이 다 베어 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동백의 최대 군락지인 오동도는 10월부터 동백이 피기 시작해 4월이면 3600여 그루의 동백으로 온통 뒤덮인다. 꽃잎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야 할 지경이 된단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붉게 피어난 동백꽃에 봄이 뛰어올 것만 같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5-02-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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