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시집 ‘사슴’ 초판본 경매 시작가만 5500만원

수정 2014-11-10 02:54
입력 2014-11-10 00:00

당시 100부 한정판 희귀본

‘천재 시인’ 백석(1912~1996)의 유일한 시집 ‘사슴’ 초판본이 경매에 나왔다. 경매 시작가만 5500만원이다.

시인 백석
연합뉴스
고서적, 고미술품 등을 다루는 경매 사이트 ‘코베이’에 따르면 경매에 나온 ‘사슴’ 초판본은 백석이 이육사(1904~1944) 시인의 동생인 문학평론가 이원조(1909~1955)에게 직접 준 것이다. 시집 안에는 ‘이원조씨 백석’이라고 적혀 있다. 두 사람은 일본에서 유학했다. 백석 문학 전문가인 김재용 원광대 국문학과 교수는 “백석과 이원조는 조선일보에서 같이 근무했고 일본·유럽 문학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짝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슴’은 1936년 1월 선광인쇄주식회사에서 100부 한정판으로 찍었다. 전문가들 사이에 희귀본으로 꼽힌다. 초판본 가격은 발행 당시 2원(圓)이었다. 시집 뒤편에 저작(著作) 겸 발행자 백석이라고 기록돼 있어 백석이 자비로 시집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여우난골족(族)’ ‘노루’ 등 주옥 같은 시 33편이 실려 있다.‘사슴’은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거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집’으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는 “당시 다른 시집과 달리 겹으로 접은 한지에 인쇄하는 등 손품이 많이 들어간 시집”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4-11-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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