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주력인 광개토대왕급(3200t급) 한국형 구축함(DDH-1) 전투체계가 일반 가정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486컴퓨터에 16MB메모리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개토대왕함. / 서울신문DB
이같은 사실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합참으로부터 제출받은 ‘해군함정 전투체계 장비현황’을 통해 공개됐다.
함정 전투체계는 함정 내부의 명령 하달과 함정간 전술데이터 및 레이더, 영상, 오디오 등 정보를 전송하거나 공유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하지만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장비 노후화로 함정들의 정보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어 지휘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번함인 을지문덕함은 매달 1번 전투체계 시스템이 다운되는 등 2012년 이후 24번의 셧다운이 발생했다.
해군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매일 전투체계를 리셋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함정 당 2개의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 동시에 다운되는 일은 생기지 않고 있지만 서버가 모두 다운될 경우 15분간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김 의원은 “군이 도입 이후 15년이 넘은 구형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도입 당시 기준으로 대당 2000억원이 넘는 장비가 한순간에 고철덩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예산을 확보해 장비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형구축함(DDH-1) 1번함인 광개토대왕함은 지난 1996년 건조돼 1998년 해군에 인도됐으며, 을지문덕함은 1997년, 양만춘함은1998년 각각 건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