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철의 여인들’

수정 2014-10-03 04:20
입력 2014-10-03 00:00

근대5종 女단체 AG 첫 금메달

운도 따랐지만 지독한 훈련이 있었기에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양수진(26·LH), 정민아(22), 최민지(21·이상 한국체대), 김선우(18·경기체고)로 꾸려진 여자 대표팀이 2일 인천아시안게임 근대5종 여자부 경기에서 합계 5120점을 얻어 일본(4760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이 도입된 2002년 부산대회 이후 중국과 카자흐스탄에 번번이 밀려 금메달을 놓쳤던 설움도 벗어버렸다. 양수진이 1312점으로 은메달, 최민지가 1298점으로 동메달을 따내 개인전에서도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전까지는 양수진이 광저우에서 수확한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대표팀은 ‘타도 중국’ 기치 아래 지난해 11월부터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합숙하며 집중 훈련을 한 성과를 봤다. 김성진 대표팀 감독은 육상, 사격, 수영에선 중국을 넘기 힘들다고 판단, 펜싱과 승마에 집중했다.

최민지(왼쪽부터), 양수진, 김선우, 정미나가 근대5종 여자 단체전에서 대회 첫 정상에 오른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지(왼쪽부터), 양수진, 김선우, 정미나가 근대5종 여자 단체전에서 대회 첫 정상에 오른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연합뉴스
펜싱 실업팀과 체육대학 펜싱부를 들락거리며 어깨 너머로 배웠고 국군체육부대에선 매일 오전 말만 탔다. 20여필의 습성을 속속들이 꿰 임기응변을 발휘하도록 했다. 전략은 정확히 맞아떨어져 이날 펜싱, 수영까지 근소하게 앞서던 중국은 승마에서 두 선수가 실격당하는 바람에 한국에 우위를 내줬다. 중국 선수들이 말고삐와 안장 등 모든 장구를 자신들이 공수해 온 것들로 바꿨는데 새 장구가 어색한 듯 말들이 잦은 실수를 저지른 것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2014-10-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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