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살인 고의성 입증 쉽지 않을 것” 부정 전망 우세
수정 2014-08-05 00:41
입력 2014-08-05 00:00
‘윤일병 가해자 살인죄 적용’ 법조계 반응
가혹행위와 구타로 윤모 일병을 숨지게 한 가해 병사들에 대해 국방부가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고의성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살인 혐의를 주의적 범죄사실로 공소장을 변경해 재판을 진행할 수는 있겠지만 유죄 판결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4일 “살인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살인의 의도가 있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흉기를 이용한 것이 아니어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군 검찰도 분명 수사단계에서 살인 혐의를 고려했을 텐데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한 것은 스스로도 살인죄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태훈 한국형사법학회 회장은 “살해 의도는 가해자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어서 객관적 증거가 추가적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밝혀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군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재판 과정에서 (살해 의도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고의 여부는 정황을 가지고 역추적해 밝혀 내야 한다”면서 “살인죄 적용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기도 해서 고의성을 판단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4-08-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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